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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석탄발전기 일시 가동중단…주민들 "공기질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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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석탄발전기 일시 가동중단…주민들 "공기질 개선 기대"

'내년부터 봄철 가동정지 정례화' 계획에 지역사회 '환영'

(전국종합=연합뉴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기 8기가 1일 0시부로 가동을 멈췄다. 문재인 대통령의 '3호 업무지시'에 따른 것이다.

일시 가동중단 기간은 한 달이지만 정부가 봄철 가동정지 정례화 계획을 밝히면서 주민들은 당분간 미세먼지와 석탄재가 날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정부 방침을 환영하고 나섰다.


◇ 1일 0시 일시 가동중단…내년부터 봄철 가동정지 정례화

이번에 일시 가동중단에 들어간 노후 선탄화력발전기는 보령 1·2호기, 서천 1·2호기, 삼천포 1·2호기, 영동 1·2호기다.

이들 발전기의 가동 기간은 32∼44년, 설비용량은 총 2천845MW다.

영동 1호기는 연료원을 우드펠릿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탓에 지난해 9월 1일부터, 2호기는 예방정비 공사에 들어가 지난 3월 하순부터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호남 1·2호기(500MW)는 가동한 지 각각 44년이 됐지만, 지역 내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셧다운' 대상에서 제외했다.


발전소 직원들은 평소처럼 정상 출근하고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가동정지 기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전력 수급 비상에 대비해 언제든 긴급가동이 가능하도록 24시간 대기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영동화력발전소 직원들은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발전소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에 따른 조치라 내부적으로 별다른 반응은 없다"며 "가동중단 기간 혹시라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도록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일시 가동중단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봄철(3∼6월) 가동정지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비교적 전력 비수기인 봄철 노후석탄 가동정지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셧다운에 따른 미세먼지 개선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작업을 추진한다.

8개 발전기 인근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셧다운 전·후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측정·분석 작업에 나선다.

발전사 자체 측정소 14개소, 도시대기 측정소 143개소, 이동식 측정차량 5대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셧다운에 따른 배출량과 대기오염도 변화를 측정한다.

노후 발전기 10기 폐지 일정은 이번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전으로 앞당긴다.

이미 사업자가 조기폐지를 준비해온 서천 1·2호기와 영동 1호기는 오는 7월부터 폐지 절차에 돌입한다.

나머지 7기는 전력 수급, 지역경제 영향, 사업자 의향 등을 고려해 폐지 일정을 단축하기로 했다.

애초 영동 2호기는 2020년 9월, 삼천포 1·2호기는 2020년 12월, 호남 1·2호기는 2021년 1월, 보령 1·2호기는 2025년 12월 폐지할 예정이었다.

정부는 셧다운과 조기폐지를 통해 석탄발전기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올해는 2015년 대비 3%(5천200t), 2022년에는 18%(3만2천t) 감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 발전량 '0'…주민들, 공기질 개선 기대감 '상승'

닫혔던 4대강 보 수문이 열린 날 발전소 굴뚝은 닫히자 주민들은 환영했다.

발전소 운전현황판은 발전량이 '0'으로 표시됐으나 공기질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은 '100' 이상이었다.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이장 윤교진(63)씨는 "오늘 당장 공기가 좋아졌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미세먼지와 석탄재가 날리지 않을 것 같아 기대가 매우 큽니다"라며 공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해를 낀 마량리에는 한국중부발전 서천화력발전소가 건립, 가동됐다.

이곳에는 발전용량 40MW급 발전소 2기가 1984년 11월부터 가동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날아드는 석탄재와 미세먼지 등으로 적지 않은 생활불편을 겪어 왔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40여km 떨어진 보령화력발전소 인근인 오천면 오포3리 이희성(62) 이장도 "오래된 발전소가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다고 해서 효과를 당장 피부로 느끼기는 어렵겠지만, 대다수 주민은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며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릉 지역 시민단체인 강릉시민행동도 정부 방침에 환영 의사를 밝히고, 강릉시 전력산업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발전에 따른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더는 발생하지 않는 청정 강릉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것은 정부 방침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과 함께 새 정부가 약속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재검토 약속을 조속히 실천하는 것,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강릉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전략 재검토"라고 덧붙였다.

경남 고성 주민들도 "이번 조치로 1·2호기에서 날리는 분진이 줄면서 미세먼지 배출도 많이 줄지 않겠느냐"며 "당장 체감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고은지 이은중 박정헌 박영서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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