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극한 환경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 생산"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극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극지, 심해, 우주 등에서도 전력을 만드는 '베타전지(Betavoltaic battery)'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태양과 바람 등 외부 동력원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극저온이나 고온 등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 'Ni(니켈)-63' 베타선원 방출 전자를 반도체에 충돌시키면 나오는 전력을 쓴다.
별도의 충전이나 교체 없이도 수명이 50년 이상 유지된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단위 질량 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적은 양으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다.
인공심장 같은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분야에 활용할 경우 기존 기기 수명을 5년에서 20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자력연구원 손광재 동위원소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방사성동위원소는 전통적으로 산업응용 분야에 주로 활용됐다" 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활용분야를 첨단 에너지원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의 Ni-63 베타선원 생산 실증·반도체 정밀접합 기술, 대구테크노파크 나노융합실용화센터의 저전력제어시스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고효율 에너지흡수체 등 성과를 접목한 결과물이라고 연구원 측은 전했다.
연구진은 현재 시제품 제작을 마쳤다. 출력 전력을 향상하기 위한 추가 기술개발에도 착수했다.
사업을 총괄한 이성호 대구테크노파크 팀장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초소형 전원이나 특수목적용 저 전력원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상용화 기술 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당부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