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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G20서 '트럼프 악몽' 재현 우려… 그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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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G20서 '트럼프 악몽' 재현 우려… 그의 속내는?

대중지 빌트 "메르켈, 트럼프가 8년 집권할 수 있다고 봐"

"메르켈, 대미관계·유럽자강론 의제 두고 사민당 압도 자신감"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이던 27일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를 갓 넘긴 시각, 앙겔라 메르켈은 희망을 버렸다."

독일 대중지 빌트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생각을 다룬 기사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가 당일 G7 숙소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최측근으로부터 간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희망을 접었다는 것이다.

최측근은 라르스-헨드리크 뢸러 경제정책고문이며, 간밤의 이야기란 파리기후협정 준수를 두고 미국과 벌인 줄다리기 실패였다.

지난한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선에서 갈등을 미봉하면서 파리기후협정에서 이탈할 여지를 남겼다.

"바이바이 아메리카인가?, 미국은 메르켈이 다음 날인 28일 말한 것처럼 더는 '온전히 의지할만한 파트너'가 아닌가? 그녀는 진정 트럼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메르켈은 처음에는 트럼프의 허세를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다. 그러나 트럼프의 그런 기질적 특성이 그 자신의 정책(정치)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지는 못한다. 심지어 트럼프 측근들조차 모르겠다고 말한다는 것을 메르켈은 총리실 사람들로부터 G7 등 최근 몇몇 회의 전에 들었다.

트럼프 취임 초, 메르켈은 측근들과 만날 때면 가끔 그에 관해 농담했다고 한다. 중국이 미국이 가진 것보다 큰 항공모함을 건조한다는 말을 듣고 트럼프가 무지하게 화를 냈다는 따위의 것이었다.

지금은 그러나 인기 많은 '트럼프 조롱하기'를 삼간다. 그의 주의력 결핍과 기이한 행동에 관해 메르켈은 더는 말하지 않는다. 왜일까?

빌트는 가까운 이유로, 당장 오는 7월 7∼8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관한 염려를 꼽았다.

올해 G20 의장국 독일은 이 이벤트에 쏠릴 세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트럼프가 G7처럼 G20을 망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이 일정만 마치면 9월 24일 총선 모드로 전면적으로 전환할 태세다. 그러려면 새삼스럽지만, G20 무대에서 세계지도자의 면모를 각인하는 것이 선거전에 유리한데, 트럼프라는 지독한 강적을 만난 셈이다.

빌트는 메르켈이 트럼프를 과소평가하지 않길 원한다고 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이가 메르켈 자신을 초기에 얕잡아 봤기 때문이다. 그런 메르켈은 2005년 이래 13년 차 집권을 맞았다. 메르켈은 트럼프가 4년이 아니라 8년 간 집권할 수 있다고 본다.

메르켈은 또한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를 만든다는 임무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고 본다. 아울러, 트럼프는 산더미처럼 많은 데이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신념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

파리기후협정이 미국 경제를 해치고, 미국의 무역 역조가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의 불공정 행위에 기인한다는 식의 생각이 여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파리기후협정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메르켈은 트럼프가 거래협상자들이 대개 그렇듯이 오직 단기적 성공에만 관심을 둔다고 보고 있다.

빌트는 트럼프에 거리를 두며 유럽 결속 중요성을 강조한 메르켈의 발언이 나온 맥락을 이같이 전하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내내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국가이겠지만, 우리 유럽인들이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미국을 거스르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애틀랜틱브리지' 대표의 촌평을 전했다.

한편,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은 '트럼프의 G7 행태가 함부르크 G20에 대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저널리스트들의 토의 과정에서 "G20이 (미국이 제외된) G19 회의로 막을 내릴 수 있다"라는 견해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또, 독일인에게 인기 없는 트럼프를 적절하게 때리고 유럽의 자강론이란 화두를 강조하는 것도 총선의 주요 의제라고 볼 때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메르켈 총리는 이 다툼에서도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을 압도할 자신감을 가졌다고 디벨트가 사설에서 밝혔다.

실제로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때리기 발언을 하고 나서 각계의 응원과 지지여론을 확인한 뒤 '미국과의 대서양동맹 관계'를 관리하는 균형감을 보이며 수위 조절에 들어갔고,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당수와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장관은 뒤이어 일간지 기고와 언론 접촉을 통해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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