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허용한 볼넷 8개뿐…정교한 체인지업 제구로 한 단계 성숙
(대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투수의 제구 능력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나아질 수 있을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29)의 올해 성적을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5월 31일 현재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64⅓이닝 동안 볼넷을 단 8개밖에 주지 않았다.
KBO리그 선발 투수 중 9이닝당 볼넷 허용률 순위에서 양현종은 1.12로 55⅓이닝 동안 4개를 준 신재영(넥센 히어로즈·0.65)에 이어 2위를 달린다.
양현종 다음으로 라이언 피어밴드(kt wiz·1.13), 에릭 해커(NC 다이노스·1.14) 순이다.
허용한 볼넷도 최근 부진한 2경기에서 4개를 내주면서 8개로 늘었다. 그전 8경기에선 4개밖에 주지 않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양현종은 지난 3년간 연평균 77.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허용한 볼넷은 30개 미만에 그칠 수도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원조 '컨트롤 아티스트'로 이름을 날린 서재응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KIA의 절친한 후배 양현종의 제구 능력 상승 비결로 정교해진 체인지업을 들었다.
31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서 위원은 "양현종의 페이스가 예년보다 일찍 올라온 것 같다"면서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면서 허용하는 볼넷이 줄었다"고 평했다.
양현종은 올해 속구 61%, 슬라이더 17%, 체인지업 16%의 비율로 공을 던졌다.
그간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지 않고 어정쩡하게 높은 곳에서 형성되던 체인지업이 예리하게 꺾여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일이 늘면서 컨트롤이 향상됐다는 게 서 위원의 설명이다.
서 위원은 "양현종이 파워 투수답게 빠른 볼의 제구 능력도 키웠다"면서 "속구와 체인지업의 정교함이 살면서 양현종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높게 평가했다.
서 위원은 양현종이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인 만큼 자신처럼 스트라이크 존 내외곽을 파고드는 코너워크로 승부를 걸 필요도 없다고 했다.
속구의 위력이 뛰어나기에 양현종이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만 던져도 타자로선 위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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