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유라 한국행 KAL 탑승직후 체포…오후 입국 압송조사(종합)
이대 비리 관련 업무방해 등 혐의…재산은닉도피 및 뇌물 의혹 등도 추궁
특수1부 중심 조사·내달 1일께 구속영장 전망…국정농단 수사 확대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덴마크에서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강제 송환되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가 31일 경유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의 한국행 국적기 내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검찰 호송팀은 이날 새벽 오전 4시 8분께(이하 한국시간) 정씨가 암스테르담공항에 기착한 인천행 대한항공 KE926편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해 정씨 신병을 확보했다.
이번 체포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작년 12월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등 공범 혐의로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적기는 우리의 사법주권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정씨를 태운 국적기는 이날 오후 3시 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항공편 사정상 실제 도착 시각은 꽤 달라질 수도 있다. 올 1월 1일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현지에서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지 151일 만이다.
앞서 호송팀은 정씨와 함께 전날 밤 코펜하겐을 떠났고 자정 무렵 경유지인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호송팀은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 1명과 사무관 1명,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소속 수사관 3명(여성 1명 포함)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정씨는 국적기를 타기 전까지 암스테르담공항에서 4시간 남짓 대기했다. 대기 시간 네덜란드 사법당국이 범죄인인도 절차에 참여해 정씨 신병 확보를 도왔다.
한국행 비행기에서 정씨는 맨 뒷좌석에 앉았다. 호송팀이 항공사 측의 협조를 얻어 마련한 것이다. 호송팀 요원들이 주변 좌석에 앉아 그를 에워쌌다.
호송팀은 비행 기간 정씨의 신변안전을 확보하고자 취재진과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해달라고 승무원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항공보안법상 승무원은 기내 질서 유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공항 보안구역에서 취재진에게 간단히 강제송환에 따른 심경과 수사에 관한 입장을 밝힌 뒤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대 비리와 함께 외화 불법 송금 및 자금세탁 등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최씨 일가의 국내·외 재산 은닉 및 재산국외도피 의혹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승마훈련비 등 명목으로 삼성그룹 측이 송금한 자금의 최종 수혜자인 만큼 뇌물수수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국정농단' 의혹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삼성 뇌물 의혹을 수사한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가 주로 맡되 이대 비리와 불법 재산 등 일부 사안은 첨수1부(손영배 부장검사)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상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따라서 정씨 체포 시한은 다음 달 2일 새벽까지다.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검찰은 이르면 내달 1일 밤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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