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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안 잡을건가"…서훈 청문회서 '대공수사권'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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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안 잡을건가"…서훈 청문회서 '대공수사권' 추궁

대북관·안보관도 집중 질의…'정치관여 금지' 일제히 주문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배영경 박수윤 서혜림 기자 = 29일 열린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국내정보 수집 폐지와 대공수사권 이양에 초점이 모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내정보 수집 폐지와 대공수사권 이양 공약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 후보자의 견해를 집요하게 확인했다.

정보위원장인 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미국에 16개 정보기관이 있으면서도 9·11 테러를 못 막았는데 해외·국내 기관이 분리된 탓"이라면서 "해외·국내 구분이 안 되는 정보를 가지고 기관을 분리하면 국민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정우택 의원도 "국내 정보와 해외 정보를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면 정보 공유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면서 "또 해외정보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면 대공수사력이 약화할 것인데 대공수사력 약화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대공수사권을 안 하겠다면 어떻게 되느냐"면서 "특히 간첩을 잡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 후보자의 실행 의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정치권이 국정원 인사에 관여하니 국정원은 이에 부응하고자 국내 정치에 일정 부분 관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 폐단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단호한 각오를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국내 개인이나 기관의 동향을 파악한 내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사찰"이라면서 "보안정보 수집과 정치사찰은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있느냐"고 캐물었다.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은 "정권이 바뀌면 대량 교체되는 일을 겪으며 우수인력이 전문성을 갖고 근무할 환경이 많이 깨졌다"면서 "정치관여 금지는 국정원 역량 강화와 국정원 구성원들의 신분 보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문 대통령 공약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서 후보자는 "국내에서 하는 모든 정보 활동을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정치, 민간 사찰과 관련한 수집 활동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서 후보자의 과거 인터뷰 내용 등을 토대로 대북관과 안보관을 점검하는 질의도 쏟아졌다.

한국당 정우택 의원은 "작년 6월 계간지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체제를 안전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씀한 것에 놀랐다"면서 "국정원장 후보자가 이런 대북관을 가진 것이 과연 옳으냐"고 물었다.

같은 당 서청원 의원은 "김정일과 김정은 정권이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김정은 정권을 먼저 보장하고 그다음에 대화해야 한다는 등 서 후보자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테러방지법)도 쟁점이 됐다. 이 법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등 진통 끝에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 후보자가 오전 질의에서 "국정원 입장에서 현존하는 법은 이행하는 게 맞다"고 답하자 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법이 필요한 것과 인권 침해를 가할 수 있는 독소조항을 개선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서 후보자가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수사할 방침을 밝힌 '국정원 댓글 사건'을 언급하면서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답변한 것과 달리 정치와 직결된 문제다. '댓글 사건'은 법원 판단에 맡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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