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배추 파동' 재연되나…태백 고랭지 최악의 가뭄
5월 강수량 고작 14.4㎜…"비 안 오면 정식작업 차질"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가뭄…정말 심각하다."
이정만 태백매봉산영농회장은 29일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2015년과 같은 최악 가뭄 재발이 우려된다"라며 한숨 쉬었다.
강원 태백시 매봉산은 고랭지 배추 주산단지다.
매봉산 배추는 가을배추가 나오기 전까지 국민 식탁을 책임진다.
매봉산, 귀내미골 등 태백 고랭지 배추 작황은 추석 전까지 국내 배추 가격을 좌우한다.
지금은 배추 모를 밭에 옮겨심는 정식시기다.
매봉산 배추 정식기간은 매년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 한 달간이다.
배추는 정식시기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계속된 가뭄 탓에 배추밭이 바짝 말랐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날릴 정도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태백지역 강수량은 14.4㎜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5㎜의 28% 수준이다.
30년 평균 강수량 90.4㎜와 비교하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셈이다.
이 회장은 "현재 차량을 임대해 물을 퍼 나르고 있다"라며 "내달 상순까지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물 부족으로 모를 심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태백은 전국 최대 규모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다.
고랭지 배추밭 총넓이(920㏊)가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다.
현재 태백 고랭지 배추 정식작업 진행률은 약 10%다.
태백시 관계자는 29일 "눈 없는 겨울에 이어 비 내리지 않는 봄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특히 인근에 농업용수로 이용할 하천도 없는 매봉산 등 높은 지역은 매년 극심한 봄 가뭄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백은 2015년에도 고랭지 배추 정식을 제때 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 봄 가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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