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인준 암초'로 협치 '먹구름'…첫 시험대 통과할까
與의 野 비판 거칠어져…野도 강경 분위기 짙어져
내일 정의장-4당 원내대표간 회동서 실마리 찾을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5·9 대선으로 여야가 뒤바뀐 정치권이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라는 '암초'를 만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조성되던 협치 분위기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지난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특정 안건을 놓고 처음으로 나타난 여야 간 대립 구도다.
취임 첫날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찾아 협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지난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여야정 국정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한결 부드러워진 여야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여야 간 상대를 겨냥한 발언 수위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당은 몸을 낮추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대통령 뜻을 대승적으로 수용해 청문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라며 "국민이 납득할만한 고위공직자 검증기준을 국회와 청와대가 함께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꿈쩍하지 않는 가운데 여당의 목소리가 다소 거칠어졌다.
추미애 대표는 오후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후보자의 단순 실수와 불찰까지 흠결로 삼아 대통을 흔들어보려는 정략적인 심사가 아니길 바란다"라며 "야당은 인사권자의 선의를 왜곡하고 트집 잡기를 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인사청문회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인수위 없이 출발하는 새 정부에 대해 여야 할 것 없이 전폭 지원하는 것이 오랜 국정 공백을 인내해 준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당연한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지금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에 맞서 위장전입 등 인선 기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야당 가운데 인사청문회에 가장 협조적일 것으로 예상됐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도 더욱 강경해지는 상황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언제부터 민주당이 실정법 위반사항인 위장전입문제에 대해, 생활형과 투기형을 가려서 비판해 왔는지 궁금하다"라며 "그런데 야당에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자칫 여야 간 대립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여야 간 공통 공약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면서 협치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여야 간 대치 상태는 29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도 참석해 야당의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청외대는 전방위적으로 물밑 접촉을 통해 야당에 이해를 구하는 데다, 야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후속 조각 인선에 속도조절에 나서기도 해 귀추가 주목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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