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수, '타이타닉'으로 브로드웨이 재도전…"토니상이 최종꿈"
오는 11월 국내 초연…2018~2019 시즌 브로드웨이 진출 계획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신춘수(49)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가 오는 11월 국내 초연될 작품 '타이타닉'으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문을 다시 한 번 두드린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 대표는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던 '타이타닉'의 리바이벌(오래된 작품을 다시 상영하거나 공연하는 것) 권리를 미국 프로듀서와 경합 끝에 획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타이타닉'을 먼저 선보인 뒤 2018~2019년 시즌에 브로드웨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장대한 스케일이 아닌 타이타닉호 안의 다양한 인간의 모습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19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그해 토니상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한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동명의 영화(1997)와 달리 배가 침몰하는 순간보다 비극적인 사건 속에 담긴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공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식에 '또?'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브로드웨이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미국의 힙합 전설 투팍(2Pac)의 음악을 뮤지컬로 만든 '할러 이프 야 히어 미'(Holler If Ya Hear Me·내 목소리가 들리면 소리쳐)와 2015년 '닥터 지바고'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바 있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이유는 아프지만 간단하다"며 "관객들이 사랑할만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대중성과 완성도, 둘 중의 하나를 확실히 잡아야 하는데 제 작품들은 그러지 못했다"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예술성(완성도) 혹은 즉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대중성 중 하나를 확보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과정을 '수업료'에 비유했다. 브로드웨이에서의 작업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이번 '타이타닉' 리바이벌 공연에 대한 권리도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등 숱한 작품을 히트시킨 국내 뮤지컬계 '간판급' 프로듀서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공연만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진작부터 내수 시장의 한계를 말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뮤지컬은 숙명적으로 큰 시장, 즉 브로드웨이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항상 '도전'과 '고'(GO)를 외치는 그에게는 그래서 늘 '돈키호테'란 별명이 붙어 다닌다.
그의 최종 목표는 연극과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수상이다.
그는 "'한국에서 온 프로듀서 신춘수입니다'라며 수상 소감을 한국어로 말하고 싶다"며 "관객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꼭 한번 남길 것"이라며 웃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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