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주기' 구의역에 '혼술남녀' PD 부친 포스트잇 남겨
박원순 "구의역 승강장은 내 평생 좌표…김군 꿈 지키기 위해 노력"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주기를 맞은 28일 사고 지점인 9-4 승강장에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tvN '혼술남녀' 조연출 고(故) 이한빛 PD의 아버지가 포스트잇을 남겼다.
28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이 PD의 아버지는 "김군! 하늘나라에서 우리 아들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라"라며 "남은 일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 이뤄줄 테니 부디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라오.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 줄게"라고 적었다.
이 PD는 생전 청년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PD의 아버지는 전교조를 설립했다가 해직돼 어려움을 겪었다. 박 시장은 노동절인 이달 1일 병상에서 이 PD의 아버지를 만났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그 아들은 한 방송국에 신입 PD로 입사했지만, 방송제작 환경과 노동환경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고 이한빛 PD였다"며 "선생님의 손을 잡아 드리고 나오는 길은 한없이 서러웠다"고 적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1주기를 맞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박 시장은 "이곳 구의역 9-4 승강장은 나에게도 가장 뼈아픈 곳"이라며 "사람이 우선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다짐,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노력이 무력해지는 순간이었다. 사고 이후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년 동안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며 "미진한 부분에 마음을 쏟으며, 살피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내 평생 좌표"라며 "부족함을 알려주는 동시에 내가 나아갈 방향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이곳에 서 있는 마음으로 살겠다. 수많은 '김군'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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