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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잘못된 믿음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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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잘못된 믿음 버려야"

"좋은 일자리 적극 만들어야…정부가 솔선수범할 것"

"中企 투자지원 중요…상속자의 나라 아닌 창업자의 나라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작은 정부가 낙수효과를 가져오리라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은 실패했다. 그러다 보니 청년들에게서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다)'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자문기획위원회의 김진표 위원장은 27일 정부의 국가운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정기획위 가동 이후 지난 일주일간 줄곧 '성장-고용-복지의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형)'을 강조한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국정기획위 활동의 핵심은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유치 중심 경제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매개로 한 소득주도 성장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정부가 고용을 늘리는 데서 시작해 90%에 가까운 국내 고용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정책을 확대하고, 청년들이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의 나라, 상속자의 나라인 대한민국을 창업자의 나라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국정기획위가 출범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경제정책 변화를 가장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책임지게 된 계기는 바로 촛불민심이다. 그 촛불민심이 핵심적으로 외쳤던 것이 '이게 나라냐'라는 것이다.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이 이어지면서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과 희생을 안겼다. 청년 열명 중 네 명이 사실상 백수다. '헬조선', '이생망'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가장 먼저 민생문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종전에는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하면 낙수효과가 생겨 모든 것이 선순환한다는 패러다임으로 국정을 운영했지만 10년간 낙수효과는 전혀 없었다. 재벌 중심의 투자촉진 정책으로 거꾸로 고용없는 성장만 굳어졌다.

--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

▲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소득주도 성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정부의 모든 정책 초점을 좋은 일자리에 맞춰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최상의 성장정책이고 최상의 복지정책이다. 일하는 기쁨과 그로 인해 소득을 얻는 기쁨을 국민에게 주는 것은 물론, 소비 증가로도 이어지니 성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모범고용주로서 정부가 좋은 일자리 만드는 것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도 그래서 나왔다.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잘못된 믿음을 버려야 한다.

--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나.

▲ 물론 좋은 일자리는 민간부문이 주도해야 한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일시적일 효과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이렇게 나서는 것은 사회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다양한 고용 유도 정책을 펴야 한다. 공공구매 조달 기업을 선정할 때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든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도 있다.

중소기업 투자지원 정책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기업 개수의 99%인 중소기업이 88%의 일자리를 책임진다는 말도 있지 않나.

또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는 점을 고려해 정책을 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대기업의 나라·상속자의 나라'인 우리나라를 '창업자의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창업에 도전한 청년들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경제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 기업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일자리 정책이 '압박'으로 느껴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 정부가 모범사례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압박을 받는다는데, 그런 압박이라면 받아야 하지 않나. 사회 전체로 좋은 일자리 창출 분위기가 퍼져 나가야 한다.

-- 경총에서는 비정규직 정책을 두고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힘들다는 반발도 나왔다.

▲ 경총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독일 같은 나라는 이런 주장이 통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현실은 다르지 않나.

기업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무조건 강성노조와 귀족노조에만 책임을 돌린다면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물론 노동개혁은 해야 한다. 강성노조나 귀족노조의 잘못은 바로잡아야 한다. 아버지의 이득을 위해 아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장 큰 기득권을 가진 재벌들이 반성하는 것이다. 재벌들은 편법을 통해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 않나. 재벌들이 먼저 반성을 해야만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다. 경총도 반성하기 바란다.

잘못된 기득권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데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른다. 하지만 저항 때문에 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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