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스캣의 향연'…다이앤 리브스 '서울재즈페스티벌' 공연
관객들, 휴대전화 불빛 흔들며 환호…첫날 2만 관객 찾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에브리바디 세이(Everybody say), 예예예예예~. 싱잉(Singing), 라라라 라라라라라~."
세계적인 미국의 '재즈 디바' 다이앤 리브스(61)가 즉흥적으로 스캣(Scat·재즈에서 가사 없이 목소리로 연주하듯 음을 내는 창법)을 구사할 때마다 객석에선 메아리처럼 호응이 이어졌다.
늦봄의 선선한 밤공기를 가른 그의 풍성한 음색과 수려한 보컬 테크닉에 소풍 나온듯 돗자리를 깔고서 유유자적하던 관객들도 이내 귀를 기울이며 환호를 보냈다.
27일 오후 8시40분, 리브스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1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7'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진)로 무대에 올랐다.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리브스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열정적인 제스처로 노래했고 관객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일제히 흔들며 화답했다.
그는 '콜드'(Cold), '드림스'(Dreams), '러브 포 세일'(Love for sale) 등을 선사하며 배에서 끌어 올린 깊은 저음부터 돌고래 소리 같은 고음까지 뽑아내며 악기처럼 폭넓은 음역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1987년 '재즈 명가' 블루노트와 계약을 맺은 리브스는 지금껏 1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해 총 5차례 그래미상을 거머쥐었다.
소프라노에서 알토까지 모든 음역을 넘나드는 가창력과 재즈, 솔(Soul), R&B, 가스펠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풍부한 감성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재즈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엘라 피츠제럴드와 사라 본 등 '재즈 디바'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려한 이력을 자랑하듯 이날 연주자들과 교감하며 무대를 이끄는 그의 리더십은 빛났다. 그는 미리 세트리스트를 정해놓지 않고 분위기에 맞춰 즉흥적으로 곡목을 이어갔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미끄러지듯 흘러나오면 그 옆에 앉아 보조를 맞췄고, 베이스 연주자가 빠르게 현을 짚어나가며 속주를 하면 잼을 하듯 청량한 소리를 포갰다.
이미 몇 차례 한국을 찾은 그는 관객과도 유쾌하게 소통했다. "어떻게 지냈어요?"라며 친근함을 나타냈고, "너무 멋져요", "정말 굉장한 페스티벌이에요", "행복한 여름날이에요", "저도 사랑해요"라며 중간중간 객석과 대화하며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공연 말미에는 '손가락 하트'를 그리면서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페스티벌 첫날인 27일에는 리브스를 비롯해 영국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 브리티시 솔을 대표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리앤 라 하바스 등이 무대에 올랐다. 주최 측은 약 2만 명의 관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축제는 2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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