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기록행진에 "펀드 다시 살까"…주식형펀드 주목
국내주식형펀드 순유입 전환 가능성…"환매 극복 원년"
"펀드 위험분산·안정적 수익에 도움…상승장엔 패시브보단 액티브 유리"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코스피가 한 단계 도약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대표적 간접투자 상품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수년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로 외면받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강세장 진입 초기 전문가한테 위임하는 투자 수단으로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이하 공모형)의 전체 순자산은 지난 24일 현재 41조8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8년 5월 15일 71조6천67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금융위기 여파로 5개월 만인 10월 27일(39조1천950억원) 40조원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11개월 만인 2009년 9월 22일 68조원 넘는 수준으로 다시 불기도 했으나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1,900∼2,100)에 머물면서 상단에 도달하면 예외 없이 환매가 쏟아지는 박스피 환매 행태가 반복되며 시나브로 몸집이 줄었다.
그러나 코스피가 지난 25일 장 중 2,360선을 돌파하는 등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박스피 환매 행태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가 2,050선을 넘어섰을 때 환매 규모가 예전만큼 크지 않았다"면서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음에도 환매 강도가 강하지 않은 것은 변화가 예견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33억원이 순유입했다.
1천162억원이 새로 들어오고 1천29억원이 환매로 빠져나가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순유입 흐름을 보인 것이다.
국내증시가 새로운 강세장 진입 초기여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신규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됐다.
그동안 이어진 자금 유출규모를 고려하면 차익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진이 끝나고 코스피가 한 단계 도약함에 따라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한국의 수출 회복이 대형 수출주의 실적개선을 거쳐 중장기 강세장으로 이어지면 개인과 기관의 투자심리를 개선해 수급의 방향이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시장 수급과 가치평가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내부 경제주체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올해는 펀드 환매를 극복하는 원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를 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국내 주식형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전문가가 아닌 데다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기 때문에 간접 투자하는 게 안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 연구원은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직장인 투자자라면 간접투자가 나쁘지 않다"면서 "전문가가 변화무쌍한 시장의 흐름을 포착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리스크까지 안고 가는 셈"이라며 "이 경우 시장과 별개로 움직일 수 있어 일정액 수수료를 내고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펀드가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국내증시처럼 대세 상승흐름을 보일 때는 ETF와 같이 시장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보다는 투자종목을 골라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가 낫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마련"이라며 "특히 한 매니저가 오랫동안 운용하며 장기적으로도 성과가 좋은 액티브 펀드를 찾아서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또 간접투자, 그중에서도 공모펀드 시장이 더 활성화되어야 자본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 손실에 대한 트라우마로 간접투자 시장에서 공모펀드가 외면을 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고액 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와 수수료가 저렴한 ETF 쪽으로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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