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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오바마 유럽 동시방문…"서방가치 vs 포퓰리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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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오바마 유럽 동시방문…"서방가치 vs 포퓰리즘"(종합)

트럼프 앞에 유럽 초조·불안…오바마에 독일 수만명 박수갈채

사실상 냉대와 환호…유럽인 지지도 보니 오바마 77%·트럼프 9%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김보경 기자 =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 두 전·현직 대통령이 동시에 유럽을 방문했다가 뚜렷한 비교를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벨기에를 찾은 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래전 약속에 따라 근처 독일을 방문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우연히 성사된 두 정치 지도자의 유럽 내 영향력 대결을 소개하며 상징적 장면들을 해설했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오랜 동지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섰다.

그는 이날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 메르켈 총리와 나란히 참석해 "이 도시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재임 내내 좋아한 파트너들이 옆에 앉아있다"며 독일과 메르켈 총리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독일과 메르켈 총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퇴임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마지막 공식 순방을 독일에서 마무리하며 메르켈 총리와 비공개 만찬을 했다.

세계 정치 무대의 손꼽히는 '동지'인 두 정상은 당시 "민주주의를 당연히 여겨서는 안된다"는 공동성명을 내며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작심한 듯 "우리 자신을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 장벽 뒤에 숨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장벽을 무너뜨리자"고 제안하는 연설을 한 장소여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부각됐다.

이날 행사에는 관중이 대거 몰려들어 유럽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누리는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럽 국민의 77%가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으며 특히 독일에선 이 비율이 86%에 달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신뢰를 표현한 비율은 9%에 그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처럼 유럽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던 시간 바로 옆 국가 벨기에 브뤼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국가 정상들과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유럽에 대해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방문과 비교됐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나토를 "쓸모없다"고 몰아붙이고 메르켈 총리의 이민 정책을 놓고 "독일을 망친다"고 맹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문 중에는 미국 관리가 영국 맨체스터 테러와 관련한 수사기밀을 유출해 영국이 분노하는 불미스러운 사태까지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의 특별한 관계보다 우리가 더 소중히 여기는 관계는 없다"며 영국 달래기에 시간을 할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첫 오찬은 두 정상이 이를 악문 채 나눈 '강렬한' 악수 장면만 화제로 남긴 채 끝났다.

나토 행사에서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전통을 깨고 집단방위에 대한 서약을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아 동맹국들의 불안한 시선을 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와 트럼프의 유럽 동시 방문이 개인 성향과 동맹과의 관계, 추구하는 가치 등에서 드러나는 두 사람의 극명한 차이를 유럽인들에게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사람의 대립은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구식 자유 민주주의 체제와 극우 포퓰리즘 간의 대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런 대립구도는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가장 잘 드러났는데 당시 오바마는 중도 개혁주의자였던 마크롱을, 트럼프는 유럽 극우 포퓰리즘을 대변하는 마린 르펜 전 국민전선(FN) 대표를 각각 지지했다.

이에 프랑스 대선이 미국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메르켈과 같은 유럽 정상이 균형을 잡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가치와 관련한 자국의 정치 원칙을 지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전통적 동맹인 유럽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메르켈이 오바마를 만난 뒤 두 시간 후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회동했다는 점을 그 어려움의 상징적 사례로 지적했다.

독일 관리들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경멸했다는 인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두 정상과의 만남이 확정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따로 걸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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