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옛 애인 부패 혐의로 징역 10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옛 애인이 부패 혐의로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라 라손 등 현지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리비아 법원은 전날 독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의 옛 애인인 가브리엘라 사파타를 공공 공사 수주 과정에 불법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부정 축재한 혐의 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사파타는 자신이 관리직으로 있던 중국계 설계회사 CAMC가 2013년 5억6천만 달러(약 6천289억 원) 규모의 철도 확장 공사를 수주한 것과 관련, 특혜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후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의회는 사파타가 CAMC의 사업을 수행하면서 국가기관과 관련 공무원들을 활용했다는 정부의 시인이 나온 뒤 진상조사에 나섰으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파타는 18살이던 2005년부터 모랄레스 대통령과 교제를 시작했다. 둘의 관계는 2년 뒤에 끝났다.
특히 두 사람이 연인으로 사귈 당시 자식을 낳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혼외 자식의 생사를 놓고 양측간에 법적 공방이 이뤄지기도 했다.
사파타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살아있다고 주장하자 모랄레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파타를 만나 2007년 아기가 태어났지만, 아기가 출산 직후 숨졌다는 말을 사파타한테서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파타는 결국 모랄레스 대통령과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2009년 숨졌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한 소년에게 모랄레스 대통령의 아들 행세를 하도록 교사한 5명이 체포됐다.
사파타 스캔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2016년 2월 4선 연임을 위해 실시한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파타는 최근 TV 인터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을 음해하기 위한 야당 정치인에게 2005년부터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2009년, 2009∼2014년에 이어 2020년에 끝나는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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