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회장 "알파고가 범용 인공지능 시대 앞당겨…현실에 접목"
(우전<중국 저장성>=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24일 커제(柯潔) 9단과 대국을 치르고 있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범용 인공지능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구글이 주최한 '인공지능의 미래' 포럼에 참석, 저우젠궁(周健工) 제일재경미디어 CEO와 대담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가 목전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1980년대 제록스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경험을 전하며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인터넷 시대를 거치면서 컴퓨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 것이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딥러닝이 처음 도입됐던 1990년대말 컴퓨터의 느린 연산속도로 인해 인공지능으로 확장 가능할지 의심을 가졌으나 지금은 컴퓨터의 엄청난 발전 속도는 엄청난 데이터의 활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슈미트 회장은 "대학에 다닐 때보다 컴퓨터 성능이 1억배 이상 개선됐다"며 "알파고에 적용된 AI용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도 성능은 강해지면서 크기는 작아지며 인공지능 시대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사회로 나아갈 경우 기존의 인프라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과 산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슈미트 회장은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믿는다면 무인자동차, 에너지, 의료 등 분야에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업들이 수없이 쏟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을 모회사인 알파벳 소속으로 한 이유가 인공지능을 다양한 사업에 적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교통, 의료, 도시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에 대해서는 다른 비즈니스 접근을 하고 있다며 딥마인드의 알고리듬을 핵으로 다른 분야에 확대 적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오고 1억명의 유저 베이스를 확보한다면 수익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이 운영하는 비밀 연구소 구글X 역시 인공지능을 토대로 10년내 해결 가능한 문제를 찾고 10억명에 혜택을 줄 수 있으며 10년간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율주행차·헬스케어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가장 많이 활용될 분야로 헬스케어를 꼽았다. 입원 기록과 사망률 등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바이오 속성 모델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헬스케어 분야에 인공지능이 접목되면 10∼20년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도 이날 포럼에서 "알파고는 범용 인공지능의 시작이며 인공지능은 인류번영을 위한 궁극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파고가 인류가 겪고 있는 수많은 난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특히 인간의 창의력과 융합될 때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우주 탐사, 소재 공학, 신약 개발, 난치병 정복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단순히 바둑 게임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헬스케어, 교육 등 범용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슈미트 회장은 "인공지능으로 신속한 비즈니스 거래가 가능해지고 서비스를 적시에 받아보는 등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드로이드 체제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가격이 낮아지는데 도움을 줬고 개발도상국에 100달러 이하의 스마트폰이 출현하면서 지구촌 전체의 삶의 질도 개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불평등이 기술이 아닌 세제나 정책 등의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은 중국을 더욱 강력하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차례 구글 검색과 유튜브가 차단돼 있는 중국의 사업 재진출을 의식한 발언을 계속했다. 슈미트 회장은 "중국이 아시아의 리더 국가로서 각 기업, 대학, 기관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중국의 예를 들어 반박했다. 그는 "중국이 인구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 비중이 감소하고 노인층 부양 문제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올림으로써 전체 중국인의 삶의 질 보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또 "빅데이터 발전으로 인한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관련해 보안은 해결할 수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는 국가마다 다른 체계를 갖고 있어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다분히 중국 당국의 검열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