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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남자, 나약한 여자'…어린이 프로그램 속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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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남자, 나약한 여자'…어린이 프로그램 속 성차별

8개 채널 1주일 동안 성차별적 내용 42건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지난달 3일 방송된 EBS 만화 '정글에서 살아남기-마루의 어드벤처'에서 남성 캐릭터 마루와 카이는 괴력을 발휘하는 손목팔찌를 차고 시종 용감한 모습이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 아라는 손목팔찌도 없고 악당에게 유인된다. 아라를 악당에게서 구해내는 영웅은 마루와 카이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지난달 1∼7일 지상파·케이블TV 채널 8곳에서 방송된 어린이 프로그램 141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정글에서 살아남기-마루의 어드벤처' 같은 성차별적 내용 42건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KBS 1TV 만화 '헬로카봇5'은 여성 경찰서장을 부하들에게 매번 소리를 지르며 혼내는 인물로 설정했다. 여성은 업무능력과 리더 자질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강화하는 캐릭터다. 게다가 경찰서장은 허리와 가슴을 강조한 복장을 하고 있어 여성의 신체에 대한 고정관념이 투영됐다고 진흥원은 지적했다.

EBS 만화 '소피루비'는 13세 루비가 19세 소피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알몸을 부위별로 클로즈업해 보여주기도 했다.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 복장을 하고 나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캐릭터들도 많았다.

전체 등장인물 중 여성은 35.8%(166명), 남성은 47.2%(219명)였다. 주인공 역할은 여성이 37.3%(66명), 남성이 52.5%(93명)로 남성이 주로 이야기를 주도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일부 성차별 사례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6세만 되도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만큼 어린이 프로그램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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