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8개월 만에 중국행…일본 출장 이어 글로벌행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난달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해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친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 SK그룹 전용기편으로 중국 상하이로 출국, 오는 27~29일 열리는 '제12회 상하이포럼'에 참석한다.
지난달 24~26일 일본에서 도시바 인수전을 점검한 최 회장이 한 달 만에 다시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이다.
최 회장의 중국 출장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작년 9월 충칭(重慶)시를 방문해 쑨정차이(孫政才) 충칭시 당서기,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의 왕위푸(王玉普) 동사장(회장) 등과 만나 협력을 다졌다.
작년 지난 7월에는 시진핑 국가수석의 측근인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 작년 5월에는 스타이펑(石泰峰) 장쑤(江蘇)성 성장을 만나는 등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중국 시장의 내부자가 되는 것) 전략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출국금지를 당해 그간 발이 묶였다.
상하이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중국 푸단대학과 함께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다. 최 회장은 이 포럼에서 중국 정·재계 인사와 친교를 맺었고 그 덕분에 '중국통'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도 포럼 참석 외에 중국 현지 사업장 방문, 정·재계 인사와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내 SK그룹 계열사들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096770]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SK종합화학의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보유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프로젝트도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SK그룹은 최근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 신임 대표이사(CEO)로 현지 출신의 IB(투자은행) 업계 전문가 제리 우씨를 선임하며 위기 극복에 나섰다.
우 신임 대표는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으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해외 통상 분야를 담당했으며 중국 골드만삭스에서도 일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주춤했던 중국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27일 상하이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뒤 주말께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최 회장은 24일 출국하면서 도시바 인수전 상황을 묻는 말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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