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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뒷면에 그림을?…불확실한 시대의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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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뒷면에 그림을?…불확실한 시대의 현대미술

'불확정성의 원리'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24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개인의 기억이나 공적 기록이 과연 틀림없는 사실일까요. 이번 전시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4일부터 열리는 '불확정성의 원리'는 제목처럼 난해한 전시다. 국내외 작가 4명이 역사적 사실과 기억의 정확성에 대한 불신과 고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개막에 앞서 23일 개최된 간담회에서 박덕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불확정성의 원리'에 대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불가능하고, 모든 것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양자물리학 이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이 내놓은 실험적인 신작을 감상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전시 출품작 가운데 평범한 회화나 조각, 설치 작품은 없다. 레바논 출신의 왈리드 라드(50)는 거대한 벽에 시리아 화가 마르완 카삽 바시(1934∼2016)의 그림을 모사한 액자 29개를 걸었다. 그런데 왈라드 라드가 그림을 그린 쪽은 캔버스가 아니라 액자의 뒤쪽이다.

박 연구사는 "기존의 전시 형태를 비판하고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미래에 주목할 만한 작가 12명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권하윤(36)은 독특한 가상현실(VR) 작품을 공개했다.

그는 "15년 전 데생 선생님이 오래된 집을 찾아가 설계도를 그리는 일을 했는데, 새를 수집하는 한 아주머니 집에 갔다가 새에 매료돼 설계도를 완성하지 못하고 나중에 마음대로 그려서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선생님의 경험을 관람자가 체험하도록 재구성해봤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커리 폼왈트(38)는 187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드워드 머이브리지가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한 풍경 사진을 재해석한 영상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폼왈트는 머이브리지가 기업 임원의 집에서 파노라마 시리즈를 제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사진과 실제 대상이 얼마나 단절돼 있는지 이야기한다.


싱가포르 작가 호 추 니엔(41)은 '동남아시아 비평사전', '더 네임리스'(The Nameless), '더 네임'(The Name) 등 세 작품을 내놨다. 그는 "동남아시아라는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개념"이라며 "알파벳 26자로 시작하는 여러 키워드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정체성을 탐구한 영상 작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보자는 기획 의도는 신선하지만, 현대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작품을 대했을 때 물리학처럼 어렵게 느낄 듯싶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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