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장기 미집행시설 대폭 해제…주민 재산권 보호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는 10년 이상 장기간 도시·군 계획시설 예정지로 묶여 주민 재산권 행사가 어려웠던 장기 미집행시설을 대폭 해제했다고 22일 밝혔다.
장기 미집행시설은 정부와 지자체가 도로나 공원, 녹지 등 공공시설 건설을 위해 고시한 도시계획시설 중 10년 이상 사업을 벌이지 못한 시설이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면 해당 토지 소유자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원래 허용된 용도대로 토지를 이용할 수 없다.
도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고 나서 2000년 7월 1일 이후 20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곳은 자동으로 2020년 7월 1일을 기해 그 결정이 실효되는 국토계획법상 '일몰시효제' 시행을 앞두고 장기 미집행시설 해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도내에서 장기 미집행시설 1천782곳, 5.4㎢를 해제한 것으로 집계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전체 7천698곳의 23% 수준이다. 면적으로는 전체 100.8㎢의 5% 수준에 그쳤다.
앞서 2015년에도 공원시설로 결정되고 나서 조성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141곳, 8.2㎢를 해제한 바 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일부터 10년이 지난날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토지를 매수하지 않으면 개발행위를 허용하는 매수청구권 제도가 2013년부터 시행되면서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사유지 39만㎡도 사들였다.
일몰시효제 시행 전에 시급하게 조성해야 할 도시계획시설 111곳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14억원을 투입해 정비했다.
민간자본으로 도시공원을 조성해 70%는 기부채납하고 30%는 비공원시설을 허용하는 '민간공원 개발특례'를 활용해 장기 미집행시설을 해소하는 제도도 추진한다.
창원시 의창구 사화공원 122만여㎡를 대상 면적으로 한 민간공원 개발특례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토지 소유자가 사업계획이 없는 시설에 대해 직접 해제 신청을 할 수 있는 '해제신청제도'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29건, 1만6천277㎡에 대한 해제 신청이 시·군에 접수됐다.
도는 앞으로도 장기 미집행시설을 전면 재조사해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시설은 조기 해제함으로써 도민 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행정력을 쏟을 계획이다.
박환기 도 도시계획과장은 "근본적으로 장기 미집행시설을 해소하려면 재정을 투입해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없어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필요한 시설은 재정을 투입해 조기에 조성하고, 불합리하거나 시행 불가능한 시설은 해제하는 방안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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