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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바짝바짝 타들어가유"…충남 서부 긴 가뭄에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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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바짝바짝 타들어가유"…충남 서부 긴 가뭄에 '한숨만'

보령댐 역대 최저 11%…인근 용수난, 간척농지 염도높아 모내기 포기 속출

보령시 "염분 피해 심한 부사호에 25일까지 보령댐 물 18만여t 집중 공급"

(서산=연합뉴스) 조성민 이은중 기자 = "비는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보내준다는 저수지 물은 감감무소식입니다. 갈라진 논바닥을 보면 가슴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유."






충남 서산시 음암면 탑곡리에서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방칠용(75)씨는 22일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속에 온종일 물 나올곳을 찾느라 분주하게 보냈다.

방씨는 "어디 물을 댈 곳이 있는지 살펴봤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다"며 "조만간 10㎞가량 떨어진 고풍저수지 물을 논으로 보내준다고 하니 이 때 모내기하려고 하는데, 저수지 물도 얼마 없다고 해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들어 전날까지 서산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100㎜ 안팎. 최근 5년 간 1∼5월 평균 강수량 180㎜의 55% 수준이다.

풍전저수지(저수율 11%), 성암저수지(15%) 등 서산지역 논에 물을 공급하는 주요 저수지 저수율은 30%를 밑돈다. 평년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모내기 철인데도 모내기를 못 하는 논이 속출하고 있고, 오랫동안 물을 공급받지 못한 밭작물도 속수무책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방씨는 "해마다 가뭄이 지속돼 정부가 대형 관정 몇곳을 파준다고 하는데, 사실상 일반 농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물이 없어 해마다 홍역을 치르는 현실을 고려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씨가 마을 야산에 수천㎡ 규모로 재배하던 달래는 지난해 10월에 심은 지 7개월째인 데도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해 사실상 방치한 상태다.

방씨는 "다음 달부터 수확을 해야 하는데, 평년의 5분의 1 정도만 건져도 다행"이라며 "먼지만 날리는 밭을 보면 속이 터져 잘 들여다보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바다를 메워 농지를 만든 간척지인 천수만 AB지구와 인접한 서산시 해미·고북·부석면이나 홍성 서부면, 태안 남면 지역은 간월호나 부남호 물을 사용하려고 해도 오랜 가뭄으로 염도가 벼 생육한계까지 상승했다.

지난 20일 농민단체 의뢰로 충남농업기술원이 서산 A지구 농업용수원인 간월호 염도를 측정한 결과 4000ppm으로 영농 한계치인 2800ppm을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농민은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며 모내기를 미루고 있다.

실제 이 지역에 모내기 완료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태안지역은 사정이 더 어렵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강우량은 예년의 32% 수준인 94.2㎜에 불과하고, 지역 저수지 저수율이 50%대까지 떨어져 농민들이 모내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태안지역은 모내기 계획면적의 43%가 간척지여서 계속된 가뭄에 따른 염도 상승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태안읍 남산리 지역에 조성한 한 못자리에서는 물이 부족하자 지하수를 개발해 물을 댔으나 지하수 염도가 생육 한계치를 넘어 모가 누렇게 말라죽는 현상이 발생했다. 못자리를 다 망쳐버린 것이다.

보령과 서천지역 등 충남 서남부권도 봄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지역의 상당수 농업용 저수지도 가뭄 여파로 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보령댐 저수율이 사상 최저치인 11%대를 기록하면서 보령과 서천을 사이에 둔 부사간척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영농조합 농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보령댐에서 충분한 물이 흘러내리지 않아 하류의 간척농지에 물을 대는 부사호의 염분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천지역 한 영농업인 관계자는 "봄철 부사호 염분 농도가 치솟아 주변에서 일반 논을 빌려 못자리를 했다"며 "다음 달 하순까지 많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해 부사간척농지 벼농사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재 보령과 서천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5∼50%로 모내기는 가능하지만 충분한 양은 아니다.






이왕희 보령시 농정과장은 "보령댐의 농업용수 공급량은 2만8천t이지만 부사호 염분 농도를 희석하기 위해 25일까지 하루 최대 6만2천t씩 모두 18만여t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보령시는 가뭄이 계속될 것에 대비해 육묘 재이앙을 권하는 한편 농작물 재배보험 가입과 논물 가두기를 요청하고, 이앙이 어려운 지역에 콩과 사료작물 등 대체작물 파종을 권장하기로 했다.

min36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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