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념치 않겠다지만'…한국당, 지지율 하락에 속앓이
리얼미터 한국당 지지율 12.4%…2주째 하락세
정우택 "대선 후 모습에 국민 실망했을 것…자책한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대통령선거 이후 반등 없이 내려가기만 하는 당 지지율을 바라보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선 직후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악재를 떠안고 치른 선거에서 '보수층 결속'이라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도 나왔으나, 당권 문제로 자중지란의 내홍에 빠지면서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5∼19일 전국 유권자 2천526명 대상, 신뢰수준 95%±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한국당은 12.4%로 전주보다 0.6%포인트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보수층에서도 한국당 지지율이 4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고, 충청권과 호남뿐만 아니라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게 리얼미터의 분석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한국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인 8%에 그쳤다.
한국당은 지지율 하락 원인을 대선 이후 당권을 놓고 벌어진 '집안싸움'에서 찾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 후 우리 당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모습들에 국민이 실망하지 않았나, 이런 점에서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선 직후 한국당 내부에서는 당권 도전을 둘러싸고 친박(친박근혜)와 비박(비박근혜) 간 막말 논쟁이 불거졌다.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계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부었고, 이에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제정신이냐. 낮술을 드셨냐"라며 막말로 응수하며 정면충돌했다.
다만 정 권한대행은 "지금의 당 지지율에 대해서는 그렇게 괘념치 않는다"면서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고 정당혁신·정치혁신·정책혁신을 통해 신뢰를 쌓아간다면 지지율이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반등 없이 이어지는 지지율 하락세는 한국당에 부담 요인이다.
특히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맞서 '강한 야당'이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원내 제1야당의 입지를 다져보겠다는 구상이지만, 지금처럼 힘없이 비틀거리는 지지율 추세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지율 추락은 또 다른 보수 야당이자 경쟁 정당인 바른정당에도 공세의 빌미를 주고 있다.
바른정당 김세연 사무총장은 의원 전체회의에서 "한국당의 자중지란이 끊이지 않는다"라며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차원에서라도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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