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엎치락뒤치락' 싸이·언니쓰·트와이스…절대강자 없다
"소비자 다양성 차트에 반영"…중위권에는 '불박이' 곡 다수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대형 가수들이 쏟아졌지만 절대 강자가 없다.
4월 아이유와 혁오, 수란이 차트 정상을 놓고 경쟁하더니 5월에는 싸이와 언니쓰, 트와이스가 며칠 새 1위를 바통 터치했다.
'장미 대선'이 끝난 후 잇달아 컴백한 '음원 강자'들의 경쟁은 1위를 뺏고 뺏기는 혼전 양상이다.
지난 10일 나온 싸이의 8집 타이틀곡 '아이 러브 잇'은 8개 차트 정상을 휩쓸며 차트 장악을 시작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틀 뒤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진이 결성한 프로젝트 걸그룹 언니쓰의 '맞지?'에 자리를 내줬다.
이어 언니쓰는 3일 뒤 트와이스의 신곡 '시그널'에 발목이 잡혔다. 트와이스는 데뷔곡 '우아하게'를 시작으로 '낙낙'까지 네곡을 연속 히트시켜 정상 등극이 예견됐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차트에 진입한 트와이스마저 정상을 오래 유지하진 못했다. 싸이와 언니쓰의 곡이 다시 치고 올라왔고, 19일 신곡 '혼자'를 낸 어반자카파까지 1위 경쟁에 끼어들었다.
22일 오전 9시 기준 8개 차트에서는 싸이, 트와이스, 어반자카파를 비롯해 볼빨간사춘기가 부른 MBC TV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OST 곡인 '처음부터 너와 나'가 고루 정상을 나눠가졌다.
차트가 춘추전국 시대가 된 것은 다양한 연령대의 음악 팬이 기대하는 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컴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신곡 공개와 함께 실시간 차트에서 진입 순위를 선점했다.
반면 어떤 곡도 차트를 압도적으로 장악하지 못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한 케이블 채널 PD는 "신곡 공개 때는 관심도가 집중됐지만 호불호가 갈리다 보니 음악 팬들이 새로운 노래에 빠르게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4월부터 이달까지 정상을 찍은 음원들이 걸그룹의 댄스곡부터 밴드 음악, 싱어송라이터 그룹의 발라드까지 장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음반전문 홍보사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수란의 곡이 1위를 하는 등 취향의 시대가 차트에도 나타나는 듯하다"고 말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도 "예전보다 소비자의 다양성이 음악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요즘 음악 팬들은 음악으로만 판단하는 콘텐츠와 음악과 영상 또는 비주얼을 합해 판단하는 콘텐츠로 구분해 소비한다. 화제성이 높은 트와이스의 음악이 사랑받으면서도 어반자카파, 볼빨간사춘기 등의 노래가 강세를 띠는 것은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상위권의 변화가 빠른 반면, 각종 차트 15~40위권 대에는 오히려 '붙박이 노래'들이 많아졌다.
22일 오전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만 살펴봐도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볼빨간사춘기의 '좋다고 말해'와 '우주를 줄게', 악동뮤지션의 '오랜 날 오랜 밤', 블랙핑크의 '불장난', 정승환의 '너였다면', 한동근의 '그대라는 사치' 등 수개월 전 발표된 곡들이 여러곡이다.
멜론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신곡을 들어보더라도 평소에는 자기중심 콘텐츠인 플레이리스트 위주로 듣는 경향이 있어 중위권 차트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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