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동·무교동에 소규모 도시재생…'서울형 도심활력' 1호(종합)
상인·건물주가 참여하고 투자…어린이재단·서울파이낸스센터 등 광장·공원 정비
타운매니지먼트 첫 사례…단시간에 체감가능한 성과 장점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 다동·무교동에서 건물주와 상인들이 나서 지역 활력을 살리는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상권이 몰려있고 걸어서 5∼10분 거리인 도심 지역에서 지역 주체가 참여하고 비용도 투자하는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를 한다고 22일 밝혔다.
1호 시범사업 지역인 다동·무교동에서는 어린이재단이 건물 앞 공공도로에 잔디광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중구청 권한이던 부지 관리는 어린이재단에 위임된다. 서울파이낸스센터도 건물 앞 소규모 공원을 정비한다.
지역 활성화 사업으로 이번주 점심시간 무교로 차 없는 거리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무교테라스' 행사가 개최된다.
29개 상점이 할인쿠폰을 자발적으로 1천여장 발행한다. 25일 낮 12시에는 박 터뜨리기 등 게임을 통해 무료식사권 등이 포함된 쿠폰 800여장, 총 4천400만원어치를 뿌린다.
지역 헬스클럽 트레이너들이 시범공연을 하고 기업들은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상인회는 행사비를 지원했다.
폐막 때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하는 무사단이 참가해 퍼레이드를 한다.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과 상인이 회비를 내서 지역 발전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동·무교동은 점심시간만 붐비고 지역 특성이 분명치 않아서 서울형 도심활력 사업 첫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서울시는 말했다.
공공이 마중물사업으로 먼저 지원하고 이를 동력으로 주민 참여를 끌어내던 종전 방식과 달리 민간이 선두에 서고 공공이 측면지원한다.
이런 사업 유형이 해외에서는 미국 타운매니지먼트, 일본 에어리어 매니지먼트 등으로 이미 정착돼있다.
이번 무교테라스에도 공공은 약 1억원, 지역에서 약 5억 7천만원을 투입했다.
서울시는 도심활력 프로젝트를 위해 작년 9월부터 지역에서 설명회·간담회를 36차례 개최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70여개 소상인들로 구성된 상인협동조합과 협력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11개 대형 건물과는 기업협의체를 구성, 임의단체로 발족했다. 앞으로 조직을 통합해 법인화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24일 기업협의체, 상인협동조합, 중구와 함께 다동·무교동 활성화와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또 일본 도쿄 롯본기힐즈 프로젝트 등 해외 사례를 공유하고 서울이 갈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서울시는 하반기에는 다동·무교동 협의체가 공공재원 없이 운영되도록 도심활력센터를 구성해 지원하고 이해관계를 중재할 계획이다.
도심활력 프로젝트는 6개월∼1년이면 성과가 나는 점이 장점이어서, 재생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새 정부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서울시 도시재생은 방대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준비부터 성과가 나기까지 5∼6년은 걸린다.
공공공간에 광고물이나 자판기 설치, 거리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말했다.
서울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건물주들과 함께 상생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는 지역 발전 주체인 건물주와 상인들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며 공공은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라며 "시민이 효과를 바로 체감하는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고, 전국적으로 새로운 모델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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