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폭풍 속 수뇌부 원포인트 인선…동요냐 일단멈춤이냐
조직 안정 꾀하는 실무형 적임자 인사…지휘 공백 해소도 고려
"아직 주목할 움직임은 없어…이번주가 고위간부 인사 분수령"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최송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51·사법연수원 20기) 인천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봉욱(51·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한 것은 법무·검찰 조직의 지휘 공백 해소와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전임보다 연수원 기준으로 한기수씩 내려갔다.
전임인 이창재 전 법무 차관은 19기, 차관을 거쳤던 김주현 전 대검 차장은 18기였다. 형식적으로는 검찰 고유의 기수 문화를 존중한 셈이다.
또 향후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고검장급 승진 대상인 연수원 19∼20기 가운데 2명을 선발해 고검장급 자리인 법무 차관과 대검 차장에 각각 승진 임명한 것도 검찰 인사 관례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간 대검 차장은 중·고참 고검장급이, 법무 차관은 비교적 신참 고검장급이 맡아왔다.
지난 19일 전임자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인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는 '기수 파괴'의 발탁 인사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안정감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이금로 신임 법무 차관은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검찰·법무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텁다.
법무부 검찰국과 대검, 일선 검찰청, 국회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고 특수·공안을 아우르는 이력을 토대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찰·법무 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봉욱 신임 대검 차장 역시 정책 기획과 검찰 행정, 특별수사, 공안 등을 두루 경험한 '팔방미인' 검사로 통한다. 후배 검사들은 온화한 성품과 추진력, 다양한 아이디어를 그의 강점으로 꼽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법무·검찰의 지휘 공백을 하루빨리 메워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검찰 개혁을 더욱 힘있게 추진하는데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창재 전 차관과 김주현 전 차장이 사퇴하면서 장관·검찰총장 대행 체제마저 무너지며 법무·검찰 조직의 지휘 공백이 현실화한 것도 한발 빠르게 단행된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임 법무 차관과 대검 차장 모두 내부 신망이 두터운 실무형 스타일에 가깝다"며 "검찰 개혁 드라이브 속에 자칫 동요할 수 있는 검찰 조직을 최대한 안정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으로 검찰 내부에서 불거질 수 있는 반발이나 동요를 불식시키겠다는 포석도 엿보인다.
서울지검장 인선 당일 이창재 전 법무 차관과 김주현 전 대검 차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며 자칫 고검장·검사장급 인사를 중심으로 '줄사퇴'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이 안정감을 찾을지, 불안과 동요가 지속할지는 이번 주까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검찰 고위간부 중에서는 일부 고검장과 검사장급인 대검 참모·일선 지검장 가운데 사의를 표명하는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석열 신임 서울지검장은 23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에 들어간다.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 조사도 이번 주 중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영렬 전 서울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22일자로 각각 부산고검·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징계성' 좌천 인사 발령된 상태다. 고검장급인 이 전 지검장과 검사장급 가운데 가장 핵심 보직을 맡았던 안 전 국장은 초임 검사장급 자리로 보임됐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가 조직적 의사 분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