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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영접·김여사 요리·이름표 없이…파격 이어진 靑 오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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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영접·김여사 요리·이름표 없이…파격 이어진 靑 오찬(종합)

朴정부서 거의 사용안한 상춘재로 원내대표 초청…기념사진도 '찰칵'

"정무수석 이용해 달라"·"이용 아닌 애용해달라"…농담 오가 '화기애애'

통합의미 담은 비빔밥 오찬…후식 김여사가 만든 인삼정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파격적인 형태로 진행됐다.






원내대표 초청 오찬은 문재인 정부 출범 9일 만인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뤄졌다.

역대 정부 중 가장 일찍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했을 뿐 아니라, 오찬 장소인 상춘재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외부행사에 거의 사용한 적이 없던 공간이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국회 대표단의 회동은 국회 대표들이 먼저 착석을 마치고 대기하면 대통령이 입장하는 식으로 진행됐으나,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뜰에서 각 당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이 영접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원내대표들은 관행적으로 패용하던 이름표도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 방문객은 대통령을 위해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 관례였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이름표를 사용하지 않도록 특별히 지시했다고 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정부회의에 모든 참석자가 이름표를 다는 관행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하셨다"며 "앞으로 권위주의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으로 지목되는 이름표 패용 관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참석자들이 모두 도착하자 이들은 기념사진을 찍고서 오찬을 시작했다.






이날 오찬은 한식 정찬이 나왔고, 주요리는 통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이었다.

국회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소통과 협치에 토대를 둔 새로운 국·청(국회·청와대) 관계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후식으로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손수 준비한 인삼정과가 나왔다.

빼어난 요리실력을 자랑하는 김 여사는 이날 오찬을 위해 손수 인삼과 꿀, 대추즙을 열 시간가량 정성스럽게 졸여 인삼정과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김 여사는 인삼정과를 통합과 협치를 의미하는 조각보에 직접 싸서 오찬을 마치고 돌아가는 원내대표들에게 손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김 여사의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에 감사드리며,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자세로 손님을 맞이한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정성에 이날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에 둘러앉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며 상호 신뢰의 토대를 닦았다.

원내대표들의 발언에서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묻어났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얘기해달라.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국회간 소통에 대해서는 주 원내대표가 "정무수석을 이용해 달라"고 언급하자 전병헌 정무수석은 "이용이 아니고 애용해 달라"고 맞장구를 치는 등 농담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주 원내대표는 "정무수석을 정무장관으로 하는 것이 낫다. 야당 의원의 경우 정무수석을 만나면, 참모를 만난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내통'을 하는 것처럼 의식될 수 있다"는 건의를 했다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무장관직을 만들면) 부처에 인력이 얼마나 들어가나"라고 물었고, 원내대표들은 "정무장관실은 부처에서 인력을 파견받고 실제 충원을 안해 인력이나 예산 부담이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조직법 논의 때 추가 논의해보기로 했다고 김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애초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예정됐던 오찬은 참석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느라 오후 2시 20분에야 끝났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대통령도 정치를 하시다 들어가신 분이고 5당 원내대표가 다 정치를 하신 분이다. 또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없이 대화에 임해 서로 언로가 트였다"고 설명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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