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용병술 대결…KIA의 '뚝심'이 통했다
(광주=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낸 광주 3연전은 서로 다른 용병술이 빚은 결과라 더욱 흥미롭다.
KIA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홈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로저 버나디나의 3타점 깜짝 활약을 앞세워 LG를 8-3으로 제압했다.
전날 1차전을 연장 11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KIA는 이로써 이번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챙기며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2차전을 승리로 이끈 버나디나는 김기태 KIA 감독의 '뚝심'을 상징하는 선수다.
KIA는 지난주 kt wiz와 SK 와이번스에 연거푸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지만 김 감독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극심한 부진에 빠진 버나디나와 김주찬을 이번 3연전에서 1번 타자와 3번 타자로 변함없이 중용했다.
버나디나는 이번 3연전 전까지 타율 0.235, 김주찬은 타율 0.171의 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진다"는 말로 자신의 야구관을 관철했다.
버나디나는 전날 2안타에 이어 이날도 2안타 3타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을 수확하며 2연승에 앞장섰다.
물론 김주찬이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7경기 연속 침묵에 빠지긴 했지만 김 감독에게는 '절반 이상의 성공'이었다.
반면 매번 다른 얼굴로 갈아입는 '양파고' 양상문 LG 감독은 이번 3연전에서 김 감독과는 다른 용병술로 맞섰다.
양 감독은 이날 주포인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1할(20타수 2안타)에 그친 히메네스를 고집하기보다는 변화를 택한 셈이다.
양 감독은 "히메네스에게 휴식 겸 반성하라고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의 휴식은 길지 않았다. 히메네스 대신 선발 출전한 3루수 최재원이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자 4회초 무사 1루에서 히메네스는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6회말 2사 1, 2루에서는 흔들리는 KIA 선발 팻 딘의 초구를 건드려 평범한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외야수 이형종과 채은성도 들쭉날쭉한 기회 속에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물론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용병술과 야구 철학의 차이일 뿐이고, 경기 결과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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