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동실험 결과 공개…"휠라 제품이 공기저항 낮고 무게도 가벼워"
빙상연맹 "새 유니폼 선정과정 공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및 쇼트트랙 대표팀이 입을 유니폼 공급업체로 네덜란드의 '헌터(Hunter)'사를 선정하자 기존 공급업체였던 휠라가 풍동실험 결과를 앞세워 자신들의 제품이 더 낫다는 주장을 내놨다.
휠라는 17일 "독일우주항공연구소(DLR)와 네덜란드국립우주항공연구소(NLR)가 합작 투자해서 설립한 '독일·네덜란드 윈드터널(DNW)'에서 휠라 유니폼과 헌터 유니폼을 대상으로 실시한 풍동실험 결과 휠라 제품이 공기저항도 낮고 유니폼도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지난 12일 치러진 실험에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된 휠라 유니폼과 2016-2017 시즌 쓰인 헌터 유니폼을 비교했다는 게 휠라의 설명이다.
휠라는 "휠라 제품의 경기복 무게는 300ｇ으로 335ｇ인 헌터 제품보다 35ｇ 가벼웠을 뿐만 아니라 공기저항도 1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험 데이터 분석을 맡은 안은주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실험 결과 두 경기복의 기능 차이는 선수의 스피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라며 "단거리 종목에서 최소 1초 이상 기록 저하가 나올 수 있는 실험 수치"라고 해석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2012년 10월부터 휠라가 공급하던 네덜란드 제작업체 '스포츠 컨펙스'의 경기복을 착용해왔다.
그러나 빙상연맹은 지난 4월 말로 휠라와 계약이 끝나면서 계약연장을 하지 않고 새로운 유니폼 공급업체를 물색했다.
이 과정에서 연맹은 일본 미즈노, 휠라, 헌터(이상 네덜란드) 등 3개 업체 유니폼을 대상으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8명을 대상으로 직접 착용해 비교 평가하도록 조치했다. 테스트 결과 8명의 선수 가운데 7명이 헌터 제품을 선호, 빙상연맹은 헌터를 새 유니폼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결정한 만큼 새로운 유니폼 공급업체 선정과정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라며 "그동안 휠라의 도움에는 감사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휠라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라고 밝혔다.
16일 입국한 보프 데용 스피드스케이팅 코치도 "빙상연맹에서 새 유니폼을 결정하면서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안다. 선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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