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허점 주장했지만 면담 불응" 천경자 유족, 검찰에 불만
검찰 '미인도는 진품' 결론에 5명 무혐의…유족, 고검에 항고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전성훈 기자 = 검찰이 위작 시비에 휩싸였던 고(故) 천경자 화백(1924∼2015)의 그림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처리한 방식에 유족이 불만을 표시하고 거듭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에 불복해 항고한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는 사건을 처리 중인 서울고검의 태도를 수용할 수 없다고 17일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사 결과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 지적한 항고장을 3개월 전에 제출했는데 검찰은 처리 경과를 알려주지 않고 고소인 진술을 듣겠다는 의향도 표명하지 않았다"며 "면담을 신청했는데 면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집으로 들어간 그림이 천 화백의 집에서 나온 그림과 동일한 작품이라는 증거가 없으며 검찰은 사건의 피의자인 현대미술관 측의 말을 토대로 결론을 내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인도가 가짜인데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김 씨가 관련자를 6명을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작년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미술관 전직 학예실장 정 모 씨만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수사 결과에 불복해 항고했으며 항고 사건은 서울고검에 계류 중이다.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파스칼 코트 연구원은 올해 3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에서 '위작 속의 진실과 거짓'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미인도만 천 화백이 그린 다른 그림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채도가 낮다며 위작이라고 거듭 주장하는 등 진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가능한 거의 모든 과학감정 기법을 동원해 수사했으며 특정 작가의 그림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과 '위작'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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