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탄 위기 동업자' 도시바·WD, 최악사태 피하나
도시바, WD기술자 내쫓지 않아…日정부 "소통하라" 채근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도시바와 동업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 반도체 매각을 둘러싸고 파탄설이 나돌지만 최악사태를 피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1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16일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놓고 WD에 입찰 방해를 그만두라며 예고했던 'WD 기술자에 대한 욧카이치공장 및 통신망 접근 차단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일단 미뤘다.
애초 도시바는 당초 15일까지 WD가 적절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이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예고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도시바는 "문제 해결을 위해 WD와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고, 서버나 인력의 공장 접근 제한 조치는 당분간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충돌은 피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WD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다며 제3자 매각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이후 지난 14일에는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지 중재 신청까지 하며 도시바와 진흙탕싸움을 하고 있다.
도시바가 WD에 대한 조치를 유예한 것은 일본정부 측의 타협 권고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16일 양 측에 접점을 모색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을 갖고 "플래시메모리사업의 세계 시장 현상 등을 보면 양사의 연대는 중요하다.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조기 관계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의 교섭에서 경제산업성이 개입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정부가 도시바의 채무보증을 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해 추진중인 미일연합 구성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사태 혼미를 키우는 요소다.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KKR 진영의 조정이 난항 중이라는 것이다.
관계 호전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WD가 중재재판소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이 나오기 전에 잠정적 조치를 위한 긴급중재를 요구하는 추가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매각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일본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에도 도시바메모리 매각 절차는 잠정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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