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배출 미세먼지 심각…연 3만8천명 조기사망"
디젤차 오염물질 배출 기준치보다 50% 많아
질소산화물 형성 미세먼지로 폐·심장 질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 세계의 디젤 자동차가 도로에서 실제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기준치보다 50% 많아 연간 3만8천 명 이상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가디언에 따르면 거의 모든 디젤차가 각국 정부의 실험실 측정 기준보다 훨씬 많은 질소산화물(NOx)을 내뿜었다. 초과 배출가스는 2015년 460만t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형성된 미세먼지(PM 2.5)와 오존으로 3만8천 명이 심장이나 폐 질환, 뇌졸중으로 조기 사망했다고 연구자들은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지적했다.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량은 늘고 있는데 강력한 오염 통제 조치가 없다면 사망자 수는 2040년 17만4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자들은 유럽연합(EU)을 포함해 호주와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디젤차 판매의 80%를 차지하는 11개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디젤 차량이 전 세계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한다면서, 이 물질이 미세먼지(PM 2.5)와 오존 형성에 결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질소산화물이 공기 중에서 미세먼지와 오존을 형성하는 것만 조기 사망의 원인에 반영했다. 질소산화물의 직접적인 건강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조기 사망자 수가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버밍엄대의 환경 건강 전문가 로이 해리슨은 자신이 참여하지 않은 이번 연구에 대해 "자동차 제작사의 무책임한 행동이 심각한 결과를 직접 초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이 차량에 "조작 장치"를 달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후 경유차 배출가스 스캔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은 공식 실험실 측정 수치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을 도로에서 뿜어냈다.
연구팀의 일원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레이 민자레스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자동차 회사들은 실질적으로 차량에 있는 배출가스 통제 시스템을 끄는 기술과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폐 재단의 페니 우즈는 이번 연구에 대해 "전 세계 정부에 크나큰 경종"이라면서 "국제적인 건강의 위기다. 아이, 노인, 폐가 안 좋은 사람 같은 가장 약한 이들을 위해 바로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출 규정의 허점을 이용하는 자동차 회사들과 이를 못 본 체하는 각국 정부가 불필요한 사망을 초래했다면서 업체들이 차를 리콜해 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새로운 도로 기반의 테스트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당분간은 공식 기준치의 2배도 허용된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