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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미사일 ICBM급으로 발전…추가 핵실험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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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미사일 ICBM급으로 발전…추가 핵실험 암시"

"文 대통령 대북정책, 당분간 압박 방점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4일 시험 발사한 탄도 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준하는 급으로 평가하며 이전보다 상당히 발전한 수준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15일 북한 관영 매체들은 북한이 전날 시험 발사한 탄도 미사일을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전날 일본 정부의 분석과 이날 북한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사일은 최대정점 고도 2천111.5㎞까지 상승해 거리 787㎞까지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발전한 수준"이라면서 "북한이 이제는 미사일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상발사 시 최대 사거리는 알래스카와 하와이권"이라며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에서 추가적인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번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단기적이나마 북한과 대화보다는 압박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지속하는 한 '핵 강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압박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적 지도자상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측면도 있다. 또 시기상으로 한미연합해상훈련에 대한 맞대응과 문재인 정부의 한미공조체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탐색하는 의미도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발전한 수준이다. 고도가 2천111.5㎞면 계산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실제 8천∼9천㎞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미사일이 본토까지 가는 것은 시간문제인듯하다. 지난 북극성 2형 시험발사 후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에서 이는 ICBM의 예고탄이라고 했다. 이 말이 빈말이 아니라 하나하나씩 맞아 떨어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또 본토까지 단계적으로 사정권을 넓혀가는 양상이다.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이번 발사는 최대고도 2천111.5㎞, 비행 거리 787㎞의 최대 고각발사 체제로 진행됐다. 정상발사 시 최대 사거리는 알래스카와 하와이권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북한을 보면 한반도권은 스커드, 일본(오키나와)권은 노동과 스커드 ER, 괌은 무수단(화성10호)이었다. 그럼 다음은 미국 본토일 수도 있겠지만, 그 중간에 알래스카나 특히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가 아닐까 한다.

표준화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언급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표준화된 핵탄두는 지난해 9월 9일 제5차 핵실험과 관련 있다. 지금까지 핵실험을 통해 보여준 10kt 내외의 폭발력을 지닌 핵탄두를 의미한다면, 대형중량이란 그보다 더 큰 폭발력을 지닌 탄두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핵실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의 이번 신형 미사일 실제 거리를 환산하면 5천km 이상이다. 여기에 북한 주장대로 핵탄두 실어 나를 수 있다면 거의 ICBM급 미사일에 육박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한 결과다.

이번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시점은 매우 묘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에, 중국 일대일로 회의 개최되는 시점에, 미북 간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가 끝난 직후다. 우리를 향해서는 한국이 미국과 합심해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자기들과 대화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본다. 또 북한 내부적인 의미도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중국마저 동참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내부적으로 입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최고지도자는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내부 결속과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에는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 북한이 미국 본토도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있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국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 강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와 한국의 제재 동참을 요구함으로써 개성공단 재가동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도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또 북한은 한·미·중의 타협으로 사드가 한국에서 철수해 한중 관계가 긴밀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2016년 9월에도 중국 항저우에서 박근혜 당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드 문제를 가지고 정상회담을 끝낸 직후에 노동미사일 세 발을 동해로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화성-12호 시험발사로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더욱 확고해져 이 문제에 대한 한·미·중의 타협을 끌어내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제까지 북한이 보여준 미사일 능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충격을 줄 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한국의 대북압박 공조가 더욱 강하고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단기적으로는 북한과 대화보다는 압박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과 협상하더라도 핵 능력을 중단한 상황에서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북한도 미국과 대등한 수준에서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 것이라고 본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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