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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넷플릭스, 전쟁영화 동시개봉 '전쟁같은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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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넷플릭스, 전쟁영화 동시개봉 '전쟁같은 한판승부'

"영화보다 더 재밌는 '트럼프-코미 워싱턴 극장' 넘는 게 관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과 북미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Netflix)가 제대로 한 판 붙었다.

온라인 콘텐츠 유통 같은 비즈니스 영역이 아니다. 전통적인 영화 장르 중 하나인 전쟁영화로 맞붙은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엔터테인먼트판에는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전투'가 실렸다. 두 회사가 할리우드에서 총력전을 벌인다는 것이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이번 주말 미 전역 400개 영화관에서 덕 리만 감독이 연출한 전쟁영화 '더 월(The Wall)'을 개봉한다.

넷플릭스는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의 '워 머신(War Machine)'으로 맞불을 놓는다. '워 머신'은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배급망을 주로 이용하고 오프라인 극장가에서는 이달 26일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을 중심으로 개봉한다.

애런 테일러 존슨이 이라크 전쟁에서 활약하는 저격수로 출연하는 '더 월'은 야전 병사가 바라본 밑바닥 관점의 전쟁영화다.

21세기 미국 전쟁영화의 리얼리티에 주안점을 두고 관객에게 '모래 한 웅큼 입안에 가득 넣어주는' 듯한 현실감을 선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반면 브래드 피트가 스탠리 맥크리스털 장군으로 나오는 '워 머신'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군 고위층 스토리를 그렸다.

마이클 헤이스팅스의 '더 오퍼레이터스'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참전한 군대 내부의 미묘한 심리전을 다룬다. 현대 전쟁의 의미, 반란, 군 내부의 참을 수 없는 불합리성 등 복잡한 문제도 담아낸다.

두 영화는 제작사인 두 기업 만큼이나 상반된 전략을 구사한다.

아마존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방식의 영화관 네트워크를 고집한 반면 넷플릭스는 자신의 강점인 온라인 쪽에 베팅을 해둔 상태다.

그러나 '더 월'의 메가폰을 잡은 리만 감독은 "솔직히 관점은 오히려 '워 머신'이 할리우드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우리는 할리우드 입맛에 맞진 않지만 전쟁을 있는 그대로의 현실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워 머신'의 미코드 감독은 "리만 감독과 말싸움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지난 10년간 땅바닥에 붙어 싸우는 전쟁영화를 못 본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동안 의심받지 않아온 군대에 대한 숭배 같은 맹점을 알아차려야 하는 게 진짜 포인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정작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민들이 이번 주 내내 전쟁영화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워싱턴 극장'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면서 전개된 스토리를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영화가 과연 당해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소재로 잡은 미코드 감독은 트럼프 쪽에 슬쩍 묻어가려 했다.

그는 "우리 영화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선견지명이 있었다. 백악관이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5천 명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한 걸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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