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EU외교관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쇼…대중국관계 위해 참석"
누리꾼, 일대일로 홍보 영어 영상에 "저급한 제국주의식 선전"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14∼15일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이 참석하지만, 정작 주중 EU 회원국 외교관들은 일대일로를 거의 모르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EU 회원국 외교관은 "모두가 내게 일대일로를 질문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일대일로 선포가) 2∼3년 지났지만, 여전히 일대일로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며 일대일로와 관련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EU 회원국 외교관은 대사관 내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며 "일대일로 정상회담이 무슨 의미인지 말해 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외교관은 "대부분 북한 위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필독' 표시된 일일 브리핑이 최근 '북한'으로 명칭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이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달 베이징(北京) 방문 때 EU가 일대일로를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조적으로, EU 회원국들이 일대일로에 큰 관심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이위르키 카타이넨 EU 부집행위원장이 참석하며 EU 회원국 5개국 정상도 참석한다.
이에 대해 많은 EU 회원국 외교관들은 정상들이 포럼에서 확고한 거래나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며 포럼 참석이 일대일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유럽 외교관은 "정상포럼이 쇼일 뿐"이라며 정상포럼에 참석하는 EU 지도자들의 주요 목표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많은 이들이 시장 접근에 대해 불만"이라며 "아무도 모를 때는 어렵지만, 관계를 구축하면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유튜브에 영어로 된 일대일로 선전 영상 여러 편을 게시해 서양 젊은층을 대상으로 일대일로 이해시키기에 나섰다.
일부 영상은 일대일로 관련국 출신 어린이들이 일대일로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일부는 차이나데일리 기자 에릭 닐이 5살 딸에게 침대에서 일대일로 설명서를 읽어주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저급한 제국주의식 선전", "인민해방군(PLA)이 중국의 이익을 챙기려고 일대일로를 따라오기 전까지 매우 맑고 순수했다. 춤추는 아이들은 이제 그만" 등 비판적인 글을 게시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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