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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어린애 취급하는 조직구조를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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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어린애 취급하는 조직구조를 바꿔라"

신간 '홀라크라시'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기업은 직원들을 어린아이 취급한다. 3천만 원짜리 자동차를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원이, 회사에서는 3만 원짜리 구매 건도 알아서 처리하지 못하고 상사의 결재를 받게 한다.

신간 '홀라크라시'(흐름출판 펴냄)는 직원들을 퇴행시키고 창의성을 억압하는 관료적 기업조직의 대안으로서 자율경영 시스템인 '홀라크라시'(Holacracy)의 개념과 작동 원리를 상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홀라크라시를 창안한 브라이언 J.로버트슨으로 많은 조직에서 홀라크라시를 도입하고 정착시키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도시가 2배로 커지면 주민의 혁신성과 생산성이 15% 정도 증가하지만, 기업은 커질수록 직원들의 혁신성과 생산성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도시에는 상사가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내리는 결정을 일일이 상사에게 허락받아야 한다면 그 도시는 금세 마비되고 말 것이라고 책은 지적한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확하고 도발적이다. 보스를 없애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나눠주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내 정치를 유발하고 조직의 피라미드 아래로 내려갈수록 동기부여가 결여되는 전통적인 계층구조를 혁신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권위적인 조직문화에 길든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경영의 주체가 되도록 조직을 디자인하기 위한 홀라크라시의 사용법은 세밀하다.

홀라크라시는 보스 없이도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특유의 운영 프로세스를 가진다.

조직의 구조는 생명체 내 기관들과 세포들처럼 기능별 그룹이 서로를 둘러싼 서클(원) 형태를 취하고, 서클마다 서클들을 종횡으로 연결하는 링크 역할이 존재한다.

책은 일일이 간섭하는 지도자 없이 단순한 규칙과 상호작용만으로도 훌륭하게 기능하는 새떼들의 편대비행이나 개미의 집단행동에 홀라크라시를 비유한다.

홀라크라시는 전체를 뜻하는 그리스어 'holos'와 통치를 뜻하는 'cracy'의 합성어로, 1980년대 이후 확산한 과학이론인 복잡적응계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홀라크라시는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자율경영 시스템으로 미국 온라인 신발·의류 유통업체인 자포스를 비롯해 전 세계 1천여 개 이상의 영리·비영리 조직에서 도입하고 있다.

저자는 비즈니스 환경이 내일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급변하고 있으나,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굴뚝산업 시대 만들어진 예측과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나는 영웅적 리더 패러다임이 지닌 한계를 알고 있다. 리더가 아무리 배려심이 많고, 카리스마가 있고, 사심이 없더라도 전체 시스템은 리더의 역량이 지닌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홍승현 옮김. 312쪽. 1만6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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