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악투구' 류현진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 같다"(종합)
"보크 상황, 심판에게 미리 말해야 한다는 건 처음 들어"
"마운드 계속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덴버=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오늘은 좋은 게 없었던 날입니다.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악의 투구를 한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방문 경기에서 선발 등판을 마친 뒤 라커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상자명단(DL)에 들었다가 11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이날 4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10점(5자책)을 내줬다. 2014년 4월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8실점(6자책)을 넘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또 한 경기 최다 볼넷(6개)을 허용하는 등 극도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지난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5½이닝 1실점 호투로 973일 만에 승리를 따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오늘 밤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가장 안 좋았던 것 같은데
▲ (콜로라도 타자들의) 노림수가 잘 맞아들었던 것 같다. 볼이랑 스트라이크랑 확연히 많은 차이가 났고 1회부터 내려오기 전까지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다.
-- 2루심이 보크를 선언한 상황은 어떻게 된 건가.
▲ 그 상황에서 미리 심판에게 말을 해줘야 한다는 건 내가 야구 하면서 처음 들었다. 심판에게 말하면서까지 (와인드업을) 해야 하는 줄 몰랐고,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 그런 걸(보크)로 실점까지 했다. 세트포지션 하다가 와인드업을 하면 미리 경고를 해줘야 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 10일 동안 쉬고 나온 게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나
▲ 그런 부분은 없었고 쉬고 나왔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팀이 좋은 모습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10일 쉰 것)과는 상관이 없다.
-- 최악의 투구였는데 지금 심정은
▲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 같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어떤 점이 특히 아쉬웠는지
▲ 1회부터 다 아쉬웠다. 오랜만에 던지게 됐는데, 가장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오늘 굉장히 안 좋은 날이었다. 계속 연타를 맞다 보니까, 투아웃 이후에 다 실점이 나왔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1회부터 계속 어려운 경기였다. 오늘은 좋은 게 없었던 날인 것 같다.
-- 구위가 저하된 것인지
▲ 스피드가 수술하기 전보다 안 나와서 다들 걱정하고 있는데, 마운드에서 좋아지길 바라야 하고,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구속이 안 나와 많이 맞긴 했지만….
-- 어려운 상황에서 오랫동안 마운드에 올라와 있어서 힘들고 괴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지
▲ 전체적으로 1회 점수를 주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려운 경기가 됐다. 선발투수가 한 경기 책임지고, 100개 정도 최선을 다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 이닝 수는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았을 때나 안 좋았을 때나 지켜나가야 한다.
-- 4회에 구속이 떨어져 보였는데
▲ 이상은 없었다. 초반보다 나중에 구속이 잘 나오긴 했는데…. 많이 맞다 보니까 정신이 없었다.
-- 콜로라도라는 상대와 천적 아레나도는 부담이 없었나.
▲ 부담은 없었다. 항상 어떤 선수나 똑같은 경기장에서 상대하는 것이다. 그 선수(놀런 아레나도)를 아웃카운트 잡았으면 달라졌을 건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 선수에게 출루를 많이 허용하고 말았다.
-- 감독 말로는 불펜 부담을 덜어주려고 (투구 수) 100개를 채웠다는데
▲ 그건 당연히 느꼈고, 2회에 대량실점하고 3회 간신히 막고 나서 4회도 막았어야 하는데 아쉽다. 마운드에 계속 올라가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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