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원년멤버 '문간방' 전현직의원 "1기 내각 불참" 백의종군
일단 후방으로…"집권초기 대통합·대탕평 인사 걸림돌 안되겠다"
'3철' 전해철 1기 입각대신 가교역…이호철 출국에 양정철 거취 관심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내 친문(친문재인) 원년멤버인 '문간방' 모임 소속 인사들이 "새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사실상 결의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내걸고 국민대통합·대탕평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단 임명직에서는 이선후퇴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이뤄진 인선에서는 친문 직계 대신 비문(비문재인) 인사들이 중용됐다.
앞서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가신그룹인 동교동계는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문 대통령이 후보로 나섰던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출신 인사 9명이 일괄퇴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노영민 전 의원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인 전해철 박남춘 의원, 홍영표 윤호중 김태년 의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등은 최근 "초대 때에는 입각하지 않겠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의원은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 함께 이른바 '3철'로 불린 3인방 중 한명이기도 하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여의도에 입성한 19대 국회 때 만들어졌던 '문간방' 모임 멤버들로, 이른바 전현직 의원 그룹 가운데 '친문 핵심'이다.
'문간방'은 친문 핵심들이 '안방', '건넌방' 차지한 듯하지 말고 '문간방'에 있는 것처럼 낮은 자세로 문 대통령을 보좌하자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친노 핵심들이 이후 친문 의원 모임인 '달개비'로 확대 개편되면서 '문간방'이라는 이름의 모임은 없어졌지만, 이들은 수시로 만나며 현안 논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대선 다음날인 10일 오찬을 하며 진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창하게 공식적으로 결의한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초기 정비 과정에서 대통합, 대탕평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일단은 2선으로 물러서 후방지원하자고 이심전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문간방'의 이름이 가진 뜻대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문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자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노 전 의원은 당초 비서실장을 거론됐으나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직접적 국정운영에서는 한발 떨어져 있게 된 셈이다. 전해철 의원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법무장관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이다. 노조 출신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다만 홍 의원의 경우 입각에 대해서는 마음을 접은 대신 당내 선출직인 집권여당 초대 원내대표직 도전으로 선회, 출마한 상황이다. 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공약 등을 주도하면서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것도 사실이지만, 그 뜻은 일단 접었다"며 "대신 집권 초기 당정청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정부 개혁에 힘을 싣고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원내대표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 외에 '3철' 불린 양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의 거취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출신의 이 전 수석이 문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10일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출국한 가운데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전 비서관의 거취가 여권 안팎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양 전 비서관은 당초 청와대 총무비서관 기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총무비서관에 이정도 비서관이 임명되면서 그의 최종 착지 지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수석급 인사가 정무수석을 빼고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국정과제비서관 신설 등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핵심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방안과 정부부처 차관직 등 청와대 밖에서 역할을 하는 방안 등이 여권 안팎에서 거론된다.
복수의 핵심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의 경우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본인은 청와대에 꼭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나,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10일 주변 인사들에게 보낸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나. 영광이다"라며 "정권교체는 이뤄졌고, 제가 할 일을 다 한 듯하다. 마침내 저도 자유를 얻었다"는 글을 남기고 표표히 떠났다.
그는 또한 "'삼철'은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정치적 반대자들은 '삼철'을 공격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증폭시켰다. 이런 비난과 오해가 옳다거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괜찮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전 의원은 당에 머물며 청와대와 집권여당간 가교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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