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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했다 하면 대형재해…강릉주민 '삼재'(三災)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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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했다 하면 대형재해…강릉주민 '삼재'(三災) 트라우마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재해가 발생했다 하면 최대·최고.

2000년 이후 강원 강릉지역에는 태풍과 대형산불, 폭설 등의 각종 대형재해가 이어졌다.

동해안은 태백산맥과 동해(바다)라는 지리적 특성 탓에 호우와 대설, 강풍 등 악기상이 자주 발생한다.






소위 삼재(三災)라는 물·불·바람에 의해 일어난 재해다.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주민들은 큰 태풍이 오거나 폭설이 내릴 때, 또 강풍 속에 대형산불이 날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재해 트라우마에 떤다.

강릉시가 재해를 후세에 남기고자 발간한 백서만 3권이다.

2000년 강릉산불백서,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와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수해백서, 2014년 강릉 폭설 백서다.

2000년 4월 동해안 대형산불 때 고성∼삼척, 경북 울진까지 백두대간 등 여의도 면적의 27배가 되는 산림이 불에 탔다.

이때 강릉은 사천과 교동, 홍제동에 산불이 나 1천447ha가 잿더미가 됐다.

해마다 봄철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은 일단 나면 대형화로 이어진다.

동해안은 푄 현상으로 비가 와도 대지가 금방 건조해지고 백두대간에서 해안까지 가파르게 된 지형조건으로 물기를 저장하지 못해 산불에 취약하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양강지풍, 인화력이 강하고 내화력이 약한 소나무 산림이 많은 것도 대형산불의 원인이다.

이번 강릉과 삼척산불도 강풍으로 진화가 늦어졌다.

강릉시는 상담사 3명을 투입해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 12명 등 주민의 심리치료를 진행한다.

헬기 소리만 나도 가슴이 쿵쾅거린다는 주민들의 트라우마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산불 피해 지역주민 김모(65) 씨는 "헬기 소리는 물론 메케한 연기 냄새만 나도 산불이 났는지 집에서 나와보게 된다"라며 "이제 거센 바람 소리조차 무섭다"라고 말했다.

산불에 이어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가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을 강타했다.

강릉에는 기상관측 이후 최대 일일강수량인 870.5㎜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사망 46명, 실종 5명, 부상 17명 등 68명의 인명피해와 9천73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루사'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 연이어 닥친 2003년 태풍 '매미'로 사망 1명과 3천367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후 동해안 주민들은 한동안 태풍 북상 소식이 있으면 심한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강릉시는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와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의 피해를 담은 수해백서를 발간했다.

시는 이와 함께 제15호 태풍 루사 체험기, 루사 연구 논문집, 수해 화보까지 발생했다.

2014년 2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 동안 강릉지역 내린 폭설은 1911년 강릉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장 기간 눈이 내렸다.

눈은 2월 17∼18일 또다시 내려 13일 동안 총 11일 눈이 내렸다.

누적 적설량은 179.4㎝에 달했다.

제설에 투입된 인원은 공무원, 군인, 경찰, 지역주민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등 37만여 명에 달했다.

이런 잦은 대형재해로 산불과 폭설을 자주 경험한 동해안 주민들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물과 불, 눈과의 사투를 벌이느라 어려움을 겪는다.

강릉시 관계자는 "지역 실정에 맞는 산불진화시스템을 손질해 산불을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yoo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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