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잃고 표류하는 野 3당…지도부 선출 '뜨거운 초여름' 예고
한국당, 6∼7월 전당대회 열릴듯…중진들 경합, 洪 추대론이 변수
국민의당 지도부 총사퇴, 비대위 전환…바른정당, 내주 연찬회서 결정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홍지인 기자 = 대선에서 패배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선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1일 총사퇴하면서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모두 당 대표 없이 원내대표가 대행하는 처지가 됐다.
이들 세 야당은 저마다 내부 갈등의 조짐 속에 생존의 기로에 섰다. 이를 추스를 새 리더십은 이번 초여름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5개월에 걸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서둘러 정식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르면 6월 말 전당대회를 열 계획이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적절한 시기에 전대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치고) 정식 지도부를 원만하게 출범시키는 역할이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전대에선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최대 변수는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의 행보다. 홍 전 지사 측근들은 그의 전대 출마는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가 전혀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천하 대의를 따르는 큰 정치"를 강조하는 한편 당 쇄신을 역설했다.
이는 정 권한대행이 제동을 건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 결정을 번복하지 말고 그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대에서 홍 전 지사 추대론이 힘을 받을 경우 탈당파 복당이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홍 전 지사는 당권에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언급으로 미뤄 추대 형태로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까지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이날 박지원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의결했다.
국민의당은 주승용 원내대표의 임기도 오는 17일까지다. 주 원내대표가 잠시 대표 권한대행을 맡지만, 이후로는 차기 원내대표가 이어받는다. 차기 원내대표는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 선정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비대위원장 선정 권한을 갖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표가 전날 차기 비대위원장 추인을 위한 당무위원회를 개최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놓고도 당내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오는 15∼16일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지 논의한다.
대선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바른정당 역시 리더십 회복이 시급한 상태다.
유 의원은 평당원으로서의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일부에서 유 의원 역할론과 함께 당의 공동 주주인 김무성 의원 투입론도 나온다.
유 의원이나 김 의원을 대체할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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