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후보자 '특별한 막걸리 사랑'…3가지 이유
"많이 안 마셔도 배부르다. 2차 필요 없다. 싸우지 않는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일 소통의 의지를 보이면서 '막걸리 예찬론'을 펴고 있다.
이 지사는 11일 퇴임식을 하루 앞두고 전남도청으로 출근하면서 "(총리가 되면) 막걸리 같이 먹을 상대가 늘어나서 언제나 만날까 그것이 걱정이다"며 "그래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저수지 몇 개 마셔야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과거의 동지들이었고 10년 이상 의정 활동을 같이한 분들이 많아서 허물없이 정책 차이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막걸리라도 마셔가며 야당 정치인과 틈나는 대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국무총리(후보자)가 술을 매개로 소통을 강조한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특히 술 종류 중 막걸리를 특정한 경우는 이 후보자가 유일하다.
이처럼 이 후보자가 막걸리는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이 후보자는 전남지사 시절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들었다.
첫째 많이 마시지 않아도 배부르다. 둘째 2차를 가지 않아도 된다. 셋째 소주, 폭탄주를 마시고 싸우는 경우는 봤어도 막걸리 마시고 싸우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
이 후보자는 서민의 술인 막걸리 스타일처럼 단골 순대 국밥집 등을 찾는다.
이 후보자는 서울 출장에서 KTX를 타고 늦은 밤 혼자 되돌아올 때 기자 등 지인들에게 '번개 전화'를 해 광주 송정역 앞 단골 순대 국밥집에서 막걸리를 기울이며 소통을 하곤 했다.
순대 국밥집에서 '정치인 이낙연'을 알아본 일부 취객이 "정치인들 쇼하지 마세요"라고 쏘아붙일 때 혼잣말로 "나는 쇼하는 거 없는데"라며 서운해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아내가 막걸리를 많이 마셔 배 나온다고 걱정한다"고 하면서도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두주불사(斗酒不辭·술 한 말도 마다치 않는다) '술 실력'을 보여줄 정도다.
만취할 정도로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그 다음날 오전 6시전에 기상해 신문과 방송, 모바일을 통해 기사와 업무를 꼼꼼히 챙길 정도로 자기관리가 엄격하다.
국회의원 시절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린 이낙연 후보자는 대변인 시절 저녁 늦게까지 당직자와 출입기자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작취미성'(昨醉未醒·어제 마신 술이 깨지 않음·이 후보자가 대변인 시절 늘 쓰던 표현)으로 이른 아침 브리핑을 하면서도 '촌철살인'의 명문장을 구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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