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문 대통령 생가 '팻말' 내걸리고 입구엔 축하 현수막
주민들 농번기에 바쁘지만 방문객 반겨…"조선불황으로 어려운 경제 도움 됐으면"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10일 오후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이날 새벽까지 남정마을회관에서는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 문재인", "거제 만세" 등 외침이 이어졌지만 오후 들어선 간혹 문 대통령 생가를 찾는 방문객을 제외하고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일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생가 입구엔 방문객 편의를 위해 거제시가 마련한 '문재인 대통령 생가'라는 작은 팻말이 이날 내걸렸다.
마을 사람들은 농번기를 맞아 대부분 논에 나가 분주히 움직였고 음식점과 점포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오늘 새벽 3시까지 뒷정리를 하느라 모두가 지쳐 있다"면서 "문 대통령 당선과 관련한 특별한 이벤트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들어 물어물어 생가를 찾아온 주민과 외지인들이 문 대통령 생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마을 어귀에 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남정마을 주민들도 문 대통령 당선 축하 현수막 여러 개를 마을 입구와 마을에 내걸었다.
문 대통령 탯줄을 잘라준 추경순(87) 할머니도 건강하고 환한 표정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문사모 회원들은 추 할머니 집 마당에 천막을 쳐놓고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국수를 대접했다.
생가 방문객들은 한결같이 거제 지역경제가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태어난 거제 경기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동료들과 생가를 찾은 하모(35·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직원)씨는 "거제에서 두 명의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게 지역민으로서 자랑스럽다"라며 "거제 경제가 조선 불황으로 매우 어려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쪽으로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와 생가를 방문한 한모(52·여·상업·거제시 고현동)씨는 "선거 며칠 전에도 생가를 방문했다"며 "거제시가 너무 침체가 돼 있으니 문 대통령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생가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 생가가 아직 보존돼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며 "거제면이 다른 곳보다 좋은 지역이어서 좋은 인물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추후 대통령 비서실 등 관계 당국과 생가 복원 등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라며 "아직 생가 복원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