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디바리우스의 굴욕…현대제품 소리가 "더 좋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현대 바이올린을 연주할 경우 청중은 어느 쪽의 소리를 더 좋아할까.
뜻밖에도 청중은 현대 악기 쪽의 소리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대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파리대학 연구팀은 5년 전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현대 악기를 연주해본 연주가들도 양쪽 악기의 소리에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논문을 발표했었다.
연구팀은 피리 교외와 미국 뉴욕에 있는 콘서트 홀에서 음악 평론가와 작곡가 등을 포함, 청중 137명을 대상으로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현대 악기의 연주를 들려준 후 음질을 평가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3대와 현대 바이올린 3대를 연주자가 어느 쪽 악기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주하도록 한 후 어느 쪽 음색이 잘 울리는지 등을 청중들이 평가하게 했다.
청중은 울림이나 취향 모두에서 현대 바이올린 쪽을 높게 평가했다. 연주된 악기가 스트라디바리우스였는지를 묻는 말에 대한 정답률은 44.7%였다. 청중이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음색을 소리로 구분하지 못한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바이올린 제작기술이 향상됐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일반적으로 믿어지고 있는 정도의 음색 차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 출신의 바이올린 제작 명인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18세기에 제작한 현악기로 현재 세계적으로 약 500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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