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현장] 투표용지 '찢고, 찍고'…경기 선거법위반 70여명(종합)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권숙희 강영훈 기자 = 19대 대선일인 9일 경기도 내에서 모두 70여명의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촬영해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도내 지자체와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용인시 구갈동 제7투표소(구갈동주민센터)에서 77세 남성이 기표 오류로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못했다며 투표용지를 찢어버렸다.
또 오전 11시 20분께는 여주시 강천면 제4투표소(걸은2리마을회관)에서 72세 남성이 잘못된 기표를 이유로 투표용지를 다시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투표용지 재교부는 불가능하다.
화성시 장안면 제4투표소(노진초등학교), 김포시 김포본동 제4투표소(김포서초등학교), 부천시 괴안동 제5투표소(삼익3차아파트경로당), 의왕시 부곡동 제2투표소(부곡중학교) 등에서도 유사한 투표용지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을 하다 적발된 유권자도 많았다. 이 중에는 특정후보에게 기표를 끝낸 투표용지를 촬영한 경우도 있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 남양주시 진건읍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했다가 적발됐다.
또 안양시 부림동, 포천 신북면, 양주시 회천1동 등에서도 투표용지를 촬영한 유권자들이 투표 종사원들에게 발각됐다.
투표가 끝난 9일 오후 9시 현재 각 지자체 등에서 파악한 바로는 투표용지 훼손 19명, 촬영 53명 등 총 72명이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용지를 훼손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표소 안에서는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선관위 관계자는 "각 시·군 선관위에서 투표용지 훼손 및 촬영을 한 이들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수사기관에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북부지방 경찰청에는 이날 하루 총 9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접수됐다.
유형별로는 투표용지 훼손 1건, 촬영 4건 외에도 선거사무원 폭행 1건, 투표소 소란 1건, 선거벽보 훼손 2건 등이 있었다.
이날 낮 12시께 양주시 상패초등학교에 설치된 은현면 제3투표소에서는 60세 남성이 투표소를 잘못 찾았다가 주소지를 재차 확인하는 선거사무원의 따귀를 때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오전 11시 26분께에는 안양시 동안구 호계1동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바꿔달라며 욕설과 고성을 내지르는 소란을 피운 61세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아직 선관위로부터 모든 사건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은 상태가 아니어서, 전체 발생 건수와 접수 건수가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각 투표소까지 배치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선관위의 신고를 받아 사건을 접수했다"며 "추후 선관위가 각각의 사건에 대한 검토를 끝내고 수사 의뢰를 하면, 대상 사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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