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투탕카멘 유물 이송 작전에 '비상'…다국적팀 꾸려 논의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 문화재 당국이 고대 '소년 파라오'로 널리 알려진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 등 관련 유물을 대거 이송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8일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고고학자들과 국제 문화재 보존 전문가들이 전날 수도 카이로에 모여 투탕카멘 유물의 안전한 이송 방안을 논의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가 주관한 이번 모임에는 이집트와 프랑스, 스페인, 독일, 스위스, 덴마크, 일본 등 다국적 고고학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번 이송 작업 논의는 카이로 시내 중심부에 있는 이집트박물관의 소장 유물과 보물을 카이로 외곽 기자 지역에 새로 짓고 있는 이집트 대박물관(the Grand Museum of Egypt)으로 순차적으로 옮기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집트 대박물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타레크 타우피크는 "이번 논의의 목적은 피라미드 근처에 들어설 새 박물관에 투탕카멘 유물을 안전하게 이송하는 방식에 관해 국제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투탕카멘 묘에서 발견된 미라를 새 박물관에 전시하는 방식을 두고도 토론이 진행됐다.
이집트학을 연구한 독일인 가브리엘 피에케 전문가는 "이러한 중요한 유물을 대거 옮긴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 과제"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구체적인 이송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 말 대박물관이 부분 개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이전에 투탕카멘 유물이 옮겨질 것으로 현지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새 박물관은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굴된 3천여점의 유물을 비롯해 전시공간 부족으로 카이로 시내 박물관 지하창고 등에 방치된 수많은 유물을 모아 전시하게 된다.
투탕카멘 유물은 2014년 이집트는 물론 고고학계에서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진열 상자 전등을 수리하려고 황금 가면을 잠시 치워뒀다가 턱수염 부분이 파손되자 박물관 직원이 급히 강력접착제로 그 수염을 붙여놓은 게 탄로 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이집트인과 독일인으로 구성된 작업반을 구성해 접착제를 말끔히 제거한 뒤 가면 복원 작업을 했다.
금색 바탕에 푸른색 줄무늬가 특징인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은 그의 무덤에서 출토됐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고대 이집트 유물 중 하나다.
투탕카멘은 10대 시절 왕위에 있다가 어린 나이에 의문의 죽음을 맞은 파라오이다. 기원전 1332년 9살로 파라오에 즉위해 기원전 1323년 1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3천300년 전에 지어진 투탕카멘의 묘는 1922년 남부 고대 유적도시 룩소르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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