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美FBI국장 'FBI 대선 개입' 주장에 "메스껍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선 막판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을 공개해 파란을 일으켰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코미 국장은 3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의 FBI 대상 감독청문회에 출석해 "우리가 선거에 약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속이 약간 메스껍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 대선 열하루 전인 10월 28일 이미 불기소 결정을 내려 수사 종결된 '이메일 스캔들'을 돌연 재수사한다고 의회에 통보했고, 이후 판세는 요동쳤다.
코미 국장은 "내가 아는 것을 말하거나, 숨기거나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는 몹시 나쁜 것과 파멸 사이의 선택이었다"며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만약 재수사 결정을 감췄다면 FBI는 죽음을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미 국장의 발언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다음 날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은 2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의 지난해 10월 28일 서한과 러시아-위키리크스의 결합이 나에게 투표하려고 기울었다가 겁을 먹은 이들의 마음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기 전까지는 내가 승리의 길에 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산망 해킹 및 폭로로 인해 막판 판세가 뒤집혀 결국 패배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대선이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 하루 전인) 10월 27일에 있었다면 내가 여러분의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과거에 클린턴이 나쁜 짓을 많이 하도록 코미 국장이 자유통행권을 줬다는 견지에서 볼 때 (이메일 재수사를 지시한) 코미 국장 사태는 클린턴에게 일어난 일 중에 가장 좋은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러시아 이야기는 민주당원들이 선거 패배를 정당화하려고 변명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그냥 트럼프가 선거운동을 훌륭하게 운영한 게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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