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서 한·흑·라티노 화합 위한 '우정의 축제' 성황
'LA 폭동' 25주년 맞아 다민족 화합·우정·포용 모색
한·흑·중남미 아티스트 총출연…"공동체 교류 디딤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에서 28일(현지시간) 밤 'LA 폭동' 25주년을 맞아 한·흑·중남미 공동체 간 화합을 위한 뜻깊은 공연이 열렸다.
'우정의 축제: 다양성 안에서의 조화'(The Friendship Concert: Unity in Diversity)란 제목의 이날 공연에는 다양한 인종의 관객과 문화예술인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공연에는 한국계 무용가 김영주, 음악인 최윤석·심현정, 흑인 안무가 팻 테일러, 제임스 맥퀸, 남미계 미국인 셀레스테 라누자, 패코·욜란다 에로요, 중국계 미국인 댄서 유안유안 지아, 미국인 무용가 에리카 클레인 등이 출연했다.
한·흑·중남미 등 다인종,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은 각국의 역사와 혼이 깃든 음악·무용을 선보이며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했다.
공연의 첫 순서는 흑인 시인·여성시민운동가인 마야 안젤루를 기리는 무용작품 '마야 안젤루 모음곡'으로 장엄한 여성의 투쟁과 승리를 묘사했다.
한국계 무용인 김영주는 슬픔을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키고 인간의 감정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표현한 '살풀이', '아쟁 즉흥무', '오고무'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 춤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어 아티스트 최윤석은 하모니카와 인디언 플루트로 '바람소리', '하모니카 환상곡', '사랑가'를 잇달아 연주했고, 패코와 욜란다는 에너지로 가득 찬 춤 '에센스 플라밍고'를 선사했다.
무용가 줄리아 쉐퍼와 유안유안 지아의 모던 댄스작품 '진실과 낭만'은 지역사회에 포용·단결·수용의 중요성을 반영한 현대무용 작품으로 K-POP 스타일을 접목시켜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전설적인 남미계 댄서 호세 리모의 삶을 그린 작품 '드림비전'은 1900년대 초 LA에서 멕시코인으로 살아가는 신산한 삶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시적으로 표현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영주 아티스트 플랫폼 대표는 "25년 전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사랑, 인종 간 화합과 공동체 간 교류를 위한 메시지를 음악과 무용을 통해 표현한 의미 있는 행사"고 말했다.
관객 비자야 락시미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평화와 조화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면서 "앞으로 이처럼 훌륭한 공연이 지역 공동체에서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낙중 문화원장은 "4·29 LA 폭동 25주년을 맞아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인·흑인·라티노 등 다민족이 화합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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