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安 토닥이며 文 때리기 집중…"보수 결집해 '삼분지계'"
"안심(安沈)하고 洪 찍어달라"…"安과 지지율 역전현상"
"劉, 가만둬도 죽는다" 무시…趙·南 '태극기 세력'은 끌어안기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가 종반전에 접어든 5·9 대선에서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하락세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상승세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잠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가 대구·경북(TK)에서 불기 시작한 '동남풍'에 올라타 2위인 안 후보 지지율을 따라잡고, 1위인 문 후보를 본격적으로 추격하는 양상이라고 한국당은 주장하고 있다.
홍 후보의 한 측근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수도권 유세를 계기로 안 후보와 홍 후보의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홍 후보는 문 후보 공격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안 후보는 '3자 구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신의 페이스메이커로 호남에서 문 후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지난 27일 "자체 분석으로 안 후보를 넘었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 문 후보와 한 판 붙는다"며 "옆에 누가 있어도 건드리지 않고 나는 한 사람(문 후보)만 때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당 대변인단은 문 후보 비판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사흘 동안 한국당의 논평 가운데 문 후보 공격은 2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안 후보 공격은 5건에 그쳤다.
홍 후보는 지난 28일 TV 토론에서 "안 후보가 조금 더 가르쳐주시면 잘 보겠다"며 "안 후보 경제 공약을 보니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에게 갔던 우파·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미 홍 후보에게 옮겨오고 있다고 판단, 안 후보가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문 후보 지지율을 박스권에 묶어두는 게 홍 후보가 구상하는 '천하 삼분지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TV 토론에서 두각을 보인 심 후보의 지지율 상승도 홍 후보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어차피 그쪽 지지층은 우리를 찍지 않는다"며 안·심 후보의 성(姓)에 빗대 "보수층은 '안심'하고 홍 후보를 찍어달라"고 말했다.
홍 후보와 심 후보가 대립각을 세울수록 심 후보 지지층이 뭉치고, 이는 좌파 진영에서 문 후보 지지율을 갉아먹는 '적대적 공생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홍 후보 측 인식이다.
홍 후보 측은 '좌파 진영'의 분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우파 진영의 결속을 다져 좌우 대결 구도로 역전승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받는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는 전날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와도 조만간 단일화할 것으로 홍 후보 측은 내다봤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완주 의지가 확고해 양측의 단일화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유 후보에 대해선 설득보다는 무시 전략이다. 낮은 지지율과 탈당 사태 등 내홍에 허덕이다 자멸할 것이라는 게 홍 후보 측 주장이다.
홍 후보는 유세에서 유 후보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 논평에서 유 후보 이름이 사라진 지 오래다. 대선 이후 보수 진영의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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