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깜깜이' 국면으로…'안갯속 레이스' 묘수 찾기(종합)
文 "낙관 경계, 가짜뉴스 대응 돌입"…安 "다시 안철수다움으로 승부"
洪 "문재인의 대안은 홍준표" 劉 "소신투표 끌어내겠다"
沈 "TV토론 종료 아쉽지만 전국 누빌 것"
(서울=연합뉴스) 정당팀 = 5·9 장미대선이 곧 '깜깜이 국면'으로 접어든다.
공직선거법상 다음 달 3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는 공표가 금지됨에 따라 후보들은 누가 앞서거나 뒤처졌는지 알 수 없는 안갯속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선대위는 '암흑의 6일'을 관통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기 위한 묘수를 찾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선두를 놓친 적이 없지만, 투표일까지 있을 수 있는 모든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지지층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 지지층 균열이 생겨도 '깜깜이 선거' 특성상 여론 파악이 쉽지 않은 데다가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를 만회하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다.
선두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인 문 후보 측은 최근 들어 결집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움직임을 경계하면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막판까지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의 실수를 줄이는 동시에 사전투표율 기록을 세운다는 생각으로 사전 투표를 독려해서 한 표라도 더 끌어내겠다는 각오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로 인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의 선거참여 의지가 분산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고, 최대한 문 후보 표를 결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 측은 막바지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가짜뉴스 예방에도 착수했다.
선대위 종합상황본부는 이날 "악의적인 여론조사 움직임이 포착되고, 자극적인 가짜뉴스 생산 예정이라는 제보가 들어온다"며 초동단계 대응을 위한 비상 감시체제에 돌입, 가짜뉴스 발견시 검찰 고발 등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깜깜이 국면에 접어들기 전 지지율 반등세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 공표금지일 이후에는 실제로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유권자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주말을 승부처로 보고 당의 지역적 기반이자 민주당과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는 호남에 지역구 의원 전원과 호남 출신 비례대표 의원을 대거 투입해 이른바 '30인, 3일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호남에서 안 후보가 앞선다는 신호가 나오면 수도권과 영남권에서도 안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결국 중도·보수층을 다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깜깜이 국면에 돌입한 이후로는 개혁공동정부 카드를 앞세워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한편, 미래와 정책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안철수다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 선대위의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못하면 못한다고 진솔하게 인정하면서도 국민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안철수다운 것으로 생각한다"며 "남은 시간은 다시 안철수다움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최근 결집하기 시작한 보수층 유권자들을 더 끌어모아 투표까지 이어지도록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주말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가 시작되는 5월 3일 전까지 '문재인 대항마는 홍준표'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는 것이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당면 목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추월하고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으로 대변되는 보수 유권자 내 '홍준표 사표(死票)론'을 잠재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각각 서울 코엑스와 인천 부평시장에서 '서울대첩', '인천대첩'이라는 이름 아래 대규모 유세전을 계획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당은 남은 기간 전국 각지에서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대대적인 '보수 대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염동열 전략기획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의 대안이 안철수가 아닌 홍준표라는 점을 부각해 지지율을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라면서 "20%가 넘으면 불이 붙을 테고 잠잠했던 보수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대한민국의 안보·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호소할 계획이다.
선거운동 초반 인지도는 다른 후보보다 열세였지만, 여러 차례 방송토론과 유세를 통해 차이를 크게 좁혔다고 보고 마지막 한주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유 후보는 이번 대선만큼 표심이 '널뛰기'한 선거가 없었다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심이 훨씬 정확하고 긍정적이라는 판단에 그동안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여론조사 공표금지로 낮은 지지율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측면도 있다. 지지층의 사표 방지 심리를 차단하고 '소신 투표'를 최대한 끌어낼 기회인 셈이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지금의 조사는 전체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특히 2040세대가 강하게 호응하고 있다고 보고 남은 기간 젊은층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자리를 더 마련하고 상대적으로 홍준표 후보에게 쏠린 50대 이상 지지층에는 누가 더 '제대로 된 보수'인지를 알릴 계획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측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아놓았던 당의 총역량을 남은 일주일 동안 집중해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늘릴 계획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5월 3일 이전까지 부족한 선거 비용 등으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제한적인 유세를 했다면, 이제는 남은 일주일 동안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특히 심 후보를 알릴 좋은 기회인 TV토론이 끝남에 따라 심 후보가 직접 현장 곳곳을 방문해 정책과 비전을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TV토론 효과로 지지율이 급등한 심 후보로서는 남은 기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TV토론에서 보여주지 못한 점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심 후보 측은 전했다.
정의당 선대위 한창민 대변인은 통화에서 "TV토론으로 타 후보와 개혁노선 경쟁에서 차별화를 했다면 이제는 똑똑하고 준비된 대통령을 넘어서 실제 삶에서 필요한 대통령을 보여줄 것"이라며 "전국을 돌며 폭넓은 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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