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토론] 증세·감세 논쟁-5
◇ 후보 정책발표
▲ 유승민 =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입 때부터 지금까지 40년간 우리 경제를 여러 가지로 고민해 왔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북핵 문제, 안보 문제를 빼놓고는 모든 문제가 경제다. 해법은 정치에 있다고 본다. (책 들어 보이며) 이 책 제목이 '나누면서 커간다'이다. 21년 전 제가 쓴 책이다. 저는 오래전부터 '어떻게 우리가 분배·복지를 하며 성장할 수 있느냐'를 굉장히 균형 있게 생각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97년 IMF 사태 이후 20년 만에 그 못지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재벌 대기업이 지배하는 잘못된 시장경제에서 재벌 대기업이 혁신을 못 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한 가지, 혁신밖에 없다. 그 주체는 재벌 대기업 3세, 4세 경영자는 아니라고 본다. 그들에게 혁신, 기업가 정신은 없다. 그렇지만 저는 재벌 대기업 해체를 주장하지 않는다. 재벌 대기업은 스스로 혁신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1등 기업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게 부실화하면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9988'이라는 말이 있다. 사업체 수 99%, 일자리 88%를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저는 중소기업, 창업 벤처기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성장의 새 희망, 씨앗을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곧 1%대, 0%대를 지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저성장·저출산과 결합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소멸할 것이다. 중소기업·창업 벤처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겠다. 여기에서 일자리를 만들겠다.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 81만개 만드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 중소기업·벤처에서 인재를 기르고, 과학기술에 투자하고, 여기서 규제를 완화하고 재벌·대기업에는 선을 그어 그 선을 넘지 않으면 자유로이 기업 활동하게 하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삶이다. 노동·복지공약 중 어떻게 하면 아이를 키우고 싶은 나라 만들 수 있나. 저출산 대책을 근본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육아휴직, 칼퇴근, 돌발노동 금지 등 육아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 개개인의 노동·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팔 걷어붙이고 해결에 나서겠다.
◇ 자유토론
▲ 안철수 = 저는 오래전부터 중부담 중복지를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도 같은 생각인 것으로 안다. 조세 부담률이 19∼20% 정도다. OECD 평균이 26% 정도다. 유승민 후보가 생각하는 조세 부담률은 얼마인가.
▲ 유승민 = 제가 대통령이 되면 2018년부터 시작해서 1년에 0.5%포인트씩 올려서 2021년에는 조세 부담률이 19.5%∼21.5%가 되도록 하겠다. 중부담 중복지는 굉장히 장기적인 목표다. 제 정권 5년간은 19.5%∼21.5%로 올리고 자연 세수 증가분과 합쳐서 제가 생각하는 공약에 필요한 200조 원의 여유 재원이 마련된다고 계산했다.
▲ 안철수 = 법인세는
▲ 유승민 = 이명박 정부 이전으로, 명목 법인세율을 25%로 올리겠습니다.
▲ 안철수 = 법인세를 일괄적으로 3%포인트 인상하고. 그 대신에 임원을 제외하고 직원들의 총 급여액이 상승하는 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이가 없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는 기업, 최저임금 수준보다 10% 이상 (임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그 3%포인트를 깎아준다. 그 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 유승민 = 검토해보겠다. 법인세로 기업들이 근로자에게 더 많은 월급을 주게 하는 유인책이다. 생각해 보겠다. 안 후보는 중부담 중복지라고 하면서 중부담은 법인세 이야기밖에 안 한다. 200조원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나.
▲ 안철수 = 여러 번 밝혔다.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 육아휴직 3년을 공약했다. 그런데 아무리 3년이, 연속된 3년이 아닐지라도, 갈수록 경력 단절 위험이 더 커진다. 중소기업도 3년 육아휴직이라고 하면 자칫 여성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데 주저하는 우려도 있다.
▲ 유승민 = 제 질문에 답을 안 하신다. 안 후보 말씀을 보면 200조 원이 어디서 나는지, 하늘에서 떨어지는지 방법이 안 보인다. 안 후보 말씀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와 똑같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하다. 저는 그 질문을 거꾸로 드린다. 유아휴직 3년은 당장 3년을 다 쓰라는 것이 아니고 모든 중소기업이 다 하라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 교사, 공무원은 이미 육아휴직 3년 다 쓰고 있다. 아이가 18살이 될 때까지 나눠 쓸 수 있다.
▲ 안철수 = 중소기업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 유승민 = 중소기업 부모 보험을 만들어 드리고 중소기업 4대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해서 대체인력 경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 안철수 = 그것이 실질임금 감소로 이어지면 안 된다. 재원을 마련하는 원칙이 1, 2, 3단계다. 우선 재정을 효율화하고 실효세율을 정상적으로 만든 다음에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서 증세한다는 것이다.
▲ 홍준표 = 지금 후보 중에서 감세하거나 또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35%에서 15%로 내렸다.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20%포인트나 파격적으로. 이렇게 내리면서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 다 돌아오라' 이렇게 해서 정책을 펴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만 증세한다면 정반대로 가는 것 아닌가.
▲ 유승민 = 그동안 법인세뿐만 아니라 세금에 대해 우리나라는 조세 부담률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 법인세를 낮춰줬는데 2008년과 2015∼2016년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비교해 보면 법인세를 낮춰줬는데 투자는 안 하고 사내유보금만 늘었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로 연결된다는 단순한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 홍준표 = 대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것은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 유승민 = 홍 후보는 우리 경제의 모든 위기가 강성노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하는데.
▲ 홍준표 = 일자리도 그렇다.
▲ 유승미 = 저는 강성노조, 정규직·비정규직 계층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대기업 강성노조가 양보할 것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모든 위기가 노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 재벌이 경영권 승계에 정신이 팔려서 혁신하지 않았다. 97년에 그런 위기를 맞고 20년간 진짜 혁신을 해야 했는데 최근 주력 업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혁신을 하지 않았다. 재벌 총수의 책임이 있다.
▲ 홍준표 = 삼성이 혁신하지 않았으면 일본의 소니나 샤프를 눌렀겠나. 계속 혁신을 하니 눌렀다.
▲ 유승민 = 저는 삼성이나 현대차도 20년간 혁신에 게을렀다고 본다.
▲ 홍준표 = 그럼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유승민 = 비정규직 대책을 갖고 있다. 돈을 아끼려고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은 아예 못하게 하겠다. 업종별, 기업별로 다른지만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를 도입하겠다. 기존의 차별금지 원칙을 지난 10년 이상 시행했는데 비정규직 문제가 오히려 약화했다. 그래서 좀 더 근본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
▲ 홍준표 = 기업이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 유승민 = 정규직 문제도 있다. 강성노조 문제도 있다. 그러나 홍 후보 방식으로는 노조 없는 사업장의 비정규직 문제가 설명이 안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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