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법원, 야스쿠니 참배 소송서 또 아베 편…"평화위협 아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법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또 아베 총리의 편을 들었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이날 아베 총리의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헌법이 보장하는 신앙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반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633명이 손해배상과 참배 중지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측의 청구를 전면 기각했다.
오카자키 가쓰히코(岡崎克彦) 재판관은 원고들이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가 국제적 긴장을 높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총리가 참배 후 인터뷰에 응하고 담화를 발표했는데, 내용을 그대로 보면 참배로 항구적인 평화의 맹세를 했다고 이해된다"고 밝혔다.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는 "구체적인 사건의 해결에 필요한 경우에만 심사할 수 있다"며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일본 헌법은 20조에 "국가나 그 기관은 어떤 종교적 활동도 하면 안 된다"는 정교분리 원칙을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당시 현직 총리로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참배를 하면서 '내각총리 대신 아베신조'라는 이름으로 헌화도 했다.
일본 법원은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 시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고 있다.
오사카 지방재판소와 오사카 고등재판소는 작년 1월과 지난 2월 일본 국내외 전쟁 희생자 유족들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일본 정부, 아베 총리, 야스쿠니신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 1심과 2심에서 각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비슷한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원고측 변호사는 "총리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부전(不戰)의 맹세'라고 평가하는 것은 극히 (권력에) 영합하는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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